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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만으론 설명이 안 된다” 금값 71% 급등의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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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S&P 500 지수는 23일(현지 시간) 0.46% 오르며 6909.79로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연초 대비 상승률은 17.48%다. 2025년이 끝나기까지 조용한 크리스마스 주만 남은 상황이다. 많은 투자자는 “좋은 한 해였다”고 정리할 법하다.

다만 조건이 하나 붙는다. 2025년 초에 금을 산 친구가 없다면 말이다. 금값은 올해 들어 무려 71% 올랐다. 현재 트로이온스당 약 4514달러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그 친구는 이제 당신을 놀릴지도 모른다.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Seven)’ 같은 주식에 돈을 쓴 걸 두고 말이다.

금값 급등을 설명하는 익숙한 서사가 있다.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의 관세가 글로벌 무역을 흔들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계속됐다. AI 관련 기술주 거품 우려가 커졌다. 비트코인(Bitcoin)은 올해 별 움직임이 없었다(7% 하락). 물가도 다시 오르는 흐름이다. 불안한 투자자는 이런 변수 전반에 대비하려 한다. 그리고 금은 전통적인 ‘피난처’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듀크대(Duke University) 푸쿠아 경영대학원(Fuqua School of Business)의 클로드 어브(Claude Erb)와 캠벨 하비(Campbell Harvey)가 최근 내놓은 연구는 “그 설명만으론 부족하다”고 말한다. 이들이 내린 결론은 다르다. 2004년 금 상장지수펀드(ETF·Exchange-Traded Fund)가 등장하며 금값이 구조적으로 한 단계 올라섰고, 그 효과가 사실상 ‘영구적’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금을 주식처럼 쉽게 살 수 있게 되면서 수요 기반이 달라졌다는 얘기다.

두 연구자는 2025년 10월 논문에서 “북미 금 ETF만 약 2000억 달러 규모이며, 미국 밖 ETF도 금 1750억 달러어치를 보유하고 있다”고 썼다. 논문에 실린 그래프는 금 ETF 도입 이후 인플레이션을 반영해 조정한 ‘실질 금값’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보여준다.

이들에 따르면 최근 부상한 ‘토큰화 금 스테이블코인(tokenized gold stablecoins)’도 금값을 더 밀어 올릴 수 있다. 금 보유고로 뒷받침된 가상자산 토큰을 발행해 금 가격에 연동시키는 방식이다. 이런 토큰은 스테이킹(staking)처럼 묶어 두고, 채권 같은 다른 위험자산 투자에 활용하는 구조도 가능하다고 연구진은 설명한다.

다만 여기서 들뜨면 곤란하다고 경고한다. 어브와 하비는 “금은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그리 훌륭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금값은 변동성이 크다.

반면 인플레이션은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다. 물가를 이기려는 목적으로 금을 들고 있으면, 오히려 몇 년씩 손실을 견뎌야 하는 구간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논문에 실린 또 다른 그래프는 ‘인플레이션 대비 금 투자 성과’가 오랜 기간 부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주식과 비교하면 그림은 더 뚜렷해진다. 지난 40년간 금값 흐름을 보면, 금은 장기간 하락세에 묶이는 시기가 반복됐다. 20년을 비교해 보면, 성과에서 앞선 쪽이 금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승자는 금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금은 이미 고점을 찍었을까. 당연히 누구도 단정할 수 없다. 다만 분위기 변화는 포착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Financial Times)에 따르면 소시에테제네랄(Société Générale),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미쓰이(Mitsui) 같은 투자은행들은 올해 귀금속 트레이딩 인력을 늘렸다. 일부 은행은 금 보관 사업, 이른바 ‘볼트(vault) 비즈니스’ 재진출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 글 Jim Edwards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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