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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경쟁 장기전 돌입? 아마존이 오픈AI에 베팅한 진짜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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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아마존이 오픈AI에 최대 100억 달러를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업계는 이를 두고 “장기전의 포석”이라고 해석했다. 오픈AI는 막대한 현금 소모를 감당할 자금이 필요하고, 아마존은 엔비디아가 장악한 AI 칩 시장에서 자사 트레이니엄(Trainium) 칩의 존재감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에 따르면 아마존은 오픈AI에 최소 100억 달러를 투자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거래가 성사될 경우 오픈AI의 기업가치는 5000억 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이 ‘전략적 동맹’이라기보다는,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에 가깝다고 본다.

클라우드 인프라 투자자이자 전 마이크로소프트(MS) 직원인 찰스 피츠제럴드와 무어 인사이츠 앤드 스트래티지(Moor Insights & Strategy)의 수석 애널리스트 안셸 사그는 이번 논의를 “완성된 계약이라기보다 프레임워크”로 평가했다.

다만 이 프레임워크 자체가 오픈AI가 AI 생태계에서 얼마나 강한 협상력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오픈AI는 벤더를 사실상 자금 조달 창구로 활용하며, 자신의 규모와 긴박함을 지렛대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피츠제럴드는 오픈AI가 올해 초 아마존과 발표한 380억 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사용 약속조차 이행할 현금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가 보기에 오픈AI가 여러 클라우드 사업자와 칩 업체, 인프라 파트너에게 언급해온 총 1조 달러 이상 투자 약속 역시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이건 가짜 딜입니다. 조금 더 점잖게 말하면 프레임워크, 돈이 돌게 만드는 약속이죠.” 피츠제럴드는 포춘에 이렇게 말했다. 이번 100억 달러 투자 논의는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한 금융적 장치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구조는 얼핏 단순하지만 그렇지 않다. 아마존이 오픈AI에 100억 달러를 투자하면, 오픈AI는 그 돈으로 다시 아마존웹서비스(AWS)에 컴퓨팅 비용을 지불한다. 아마존은 신규 클라우드 매출 100억 달러를 장부에 올리고, 오픈AI는 현금 소진 없이 대규모 연산 자원을 확보하는 셈이다. 피츠제럴드는 이를 두고 “명백히 순환 금융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어쨌든 오픈AI는 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사그는 이런 구조가 2025년 AI 산업에선 이미 일종의 ‘표준 비용’이 됐다고 본다. 최신 모델을 학습시키는 데 필요한 자본 규모가 워낙 커 기존 수익 모델로는 감당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은 순환 경제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단순한 거래를 넘어 관계에서 추가 수익을 얻으려는 구조가 늘고 있고, 그만큼 리스크도 커진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구조는 아마존 입장에선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직접 자금을 대 오픈AI를 고객으로 묶어두면,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놀게 될 가능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사그는 이번 협상을 오픈AI의 ‘컴퓨팅 확보 전쟁’으로 해석했다. 2026년을 앞둔 AI 시장에서 연산 자원 수요는 여전히 공급을 초과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학습용 칩의 기준점이지만 공급이 제한적이고, MS 인프라도 여유가 없다. 오픈AI가 성장을 이어가려면 하나의 생태계에만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마존을 끌어들이면 오픈AI는 자본뿐 아니라 트레이니엄, 인퍼렌시아(Inferentia) 등 추가 하드웨어 풀에 접근할 수 있다. 성능은 엔비디아 최신 칩에 못 미칠 수 있지만, 상용 환경에선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마존이 얻는 것은 ‘신뢰도’다. 세계 최대 클라우드 사업자임에도 아마존은 생성형 AI에선 1티어 플레이어로 자리 잡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MS는 오픈AI를 선점했고, 구글은 자체 생태계로 제미나이(Gemini)를 키웠다. 반면 아마존은 수년간 자사 실리콘을 시장에 설득해왔다.

아마존은 이미 앤스로픽(Anthropic)에 8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지만, 이는 엔비디아 칩을 확보하지 못한 결과라는 해석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오픈AI를 일부라도 끌어들이는 데 성공하면 판이 달라진다.

사그는 이렇게 말했다. “챗GPT는 여전히 AI 업계의 대명사로 인식됩니다. 오픈AI가 당신의 하드웨어를 쓴다면, 그 자체로 엄청난 인증 효과입니다.”

오픈AI가 아마존의 칩을 ‘충분히 쓸 만하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순간, 기업 고객들에게 트레이니엄은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선택지로 보이게 된다.

다만 피츠제럴드는 아마존이 잘못된 영역에 베팅하고 있을 가능성도 경고한다. 이번 구조에서 아마존이 맡게 될 역할은 주로 모델 학습이다. 이는 클라우드 사업자에게 가장 비용이 많이 들고, 수명은 짧으며, 칩 세대가 바뀌면 금세 가치가 사라지는 영역이다.

그는 말했다. “트레이닝 클러스터는 최악의 비즈니스입니다. 막대한 비용이 들고, 짧은 기간 쓰이다가 엔비디아가 다음 세대를 내놓는 순간 무력화됩니다.”

반면 추론과 유통, 고객 접점은 여전히 MS가 장악하고 있다. 사용자들이 챗GPT를 쓸 때 접속하는 서버도 MS 인프라다. 다만 오픈AI는 아마존을 끌어들임으로써 MS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자 간 힘겨루기를 만들고 있다.

“엔비디아나 MS, 오라클에 ‘조건을 더 좋게 안 해주면 아마존 쓰겠다’고 말할 수 있는 카드가 생긴 겁니다.” 피츠제럴드는 말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현금이 부족한 오픈AI가 이런 전략을 쓸 수 있는 이유는, 기술의 중요성과 붕괴 불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믿음 덕분이다. 경쟁사들은 가까이 붙어 있기 위해서라도 생태계를 계속 지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피츠제럴드는 이 딜의 성패를 가늠하는 방법은 간단하다고 말했다. “2년 뒤에 실제로 AWS 매출로 얼마나 잡혔는지를 보면 됩니다.”

그때까지 오픈AI의 수표는 ‘발송 중’일지도 모른다. “이제 남은 280억 달러만 더 구하면 되겠네요.” 그는 웃으며 말했다.

/ 글 Eva Roytburg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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