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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BP, 빅오일 첫 여성 CEO 카드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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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위기에 직면한 BP가 18일(현지시간) 대대적인 최고경영자(CEO) 교체를 단행했다. BP는 호주 우드사이드 에너지(Woodside Energy)를 이끌어온 메그 오닐(Meg O’Neill)을 새 CEO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메이저 석유기업(Big Oil) 역사상 첫 여성 CEO다.

오닐은 미국 콜로라도 출신으로, 엑손모빌(Exxon Mobil)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그는 호주 우드사이드를 이끌며 미국 진출을 포함한 대규모 확장을 통해 회사를 글로벌 천연가스 기업으로 키웠다. 오닐은 글로벌 메이저 석유·가스 기업들에 비해 경쟁력이 약화됐고, 올해 초에는 경쟁사 셸(Shell)의 인수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영국 에너지 대기업 BP의 지휘봉을 넘겨받게 됐다.

현 CEO인 머리 오킨클로스(Murray Auchincloss)는 19일부터 즉시 자리에서 물러나며, 2026년까지 자문 역할을 맡는다. 오킨클로스는 원래 BP를 이끌 차기 리더로 유력하게 평가받던 인물은 아니었다. 그는 2023년 말, 전임 CEO였던 버나드 루니(Bernard Looney)가 직원과의 부적절한 관계 문제로 돌연 사임하면서 최고재무책임자(CFO)에서 CEO 자리에 올랐다.

이후 오킨클로스는 비용 절감과 화석연료 중심 전략 강화, 재생에너지 목표 후퇴 등 이른바 ‘하드 리셋(hard reset)’을 주도했다. 그러나 BP는 올해 초 행동주의 투자자 엘리엇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Elliott Investment Management)가 지분 약 5%를 확보하며 압박을 받았고, 셸과의 합병설까지 불거졌다.

오킨클로스의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 10월 초 외부 인사인 앨버트 매니폴드(Albert Manifold) 전 CRH 최고경영자가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되면서부터라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CEO 역시 외부 인사로 교체됐다. 오킨클로스는 성명을 통해 “앨버트가 이사회 의장으로 취임했을 때, BP의 전략 실행을 더 빠르게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가 있다면 물러날 의사가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오닐은 내년 4월 1일부터 공식 취임한다. 그 전까지는 현재 공급·트레이딩·해운 부문을 총괄하는 캐럴 하울(Carol Howle) 부사장이 임시 CEO를 맡는다.

매니폴드 의장은 “포괄적인 승계 계획을 거친 결과, 이번 전환이 BP를 더 단순하고, 더 날렵하며, 더 수익성 높은 회사로 만들 전략을 가속할 기회라고 판단했다”며 “최근 몇 년간 진전이 있었지만,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강도 높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오킨클로스가 일정 부분 성과를 냈지만, 회사를 근본적으로 되돌리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매니폴드는 오닐을 두고 “변화와 성장, 엄격한 자본 배분을 이끌어온 입증된 실적을 보유한 인물”이라며 “사업 개선과 재무 규율에 대한 집요한 집중력은 BP의 다음 성장 국면을 설계하는 데 최적의 리더라는 확신을 준다”고 평가했다.

오닐은 엑손모빌에서 20년 넘게 근무하며 전 세계 여러 국가를 거쳤고, 렉스 틸러슨(Rex Tillerson) 전 CEO의 수석 자문 역할도 맡았다. 그는 2018년 부사장직에서 물러나 우드사이드의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합류했고, 팬데믹 이후인 2021년 CEO로 승진했다.

오닐은 성명에서 “BP는 탁월한 자산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으며, 시장 리더십을 회복하고 주주 가치를 키울 잠재력이 크다”며 “전 세계 BP 임직원들과 함께 성과를 가속하고, 안전을 강화하며, 혁신과 지속가능성을 추진해 세계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우드사이드 재임 시절 오닐은 호주 BHP의 석유·가스 부문(BHP Petroleum) 인수를 이끌었고, 지난해에는 미국 휴스턴의 천연가스 수출업체 텔루리안(Tellurian)을 인수했다. 현재 우드사이드는 루이지애나에서 175억 달러 규모의 LNG 수출 시설을 건설 중이다.

/ 글 Jordan Blum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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