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 3일 오후 회의 금지” 항공사 CEO의 파격 선언

FORTUNE Korea 조회수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회의는 일이 아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Southwest Airlines) CEO 밥 조던(Bob Jordan)은 이렇게 말했다. 말로만 불평한 게 아니었다. 달력부터 바꿨다. 2026년부터 수요일~금요일 오후에는 아예 회의가 잡히지 않도록 캘린더를 ‘통째로 막겠다’는 것이다.

기업 리더들 사이에선 생산성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회의가 업무를 집어삼키고, 정작 ‘진짜 일’이 밀려난다는 문제의식이다. 조던은 이런 흐름을 대표하는 최신 목소리다. 그는 리더들이 끊임없는 회의를 ‘리더십’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조던은 최근 뉴욕타임스 딜북 서밋(New York Times DealBook Summit) CEO 패널에서 “처음에는 바쁨과 회의 참석을 리더십으로 혼동하기 쉽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우리 모두가 느끼는 건 ‘일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회의에 가는 걸 일로 착각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조던이 수년간 택한 해법은 점점 단순해졌다. 시간을 지키는 것이다. 그는 2026년 목표로 “수·목·금요일 오후는 달력을 완전히 비워두겠다”고 했다. 그 시간대에는 누구도 회의를 잡지 못하도록 차단하겠다는 의미다.

그는 이런 방식이 일부 임원에게는 미친(crazy) 접근처럼 들릴 수 있다는 점도 안다. 하지만 CEO는 ‘오직 CEO만 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해 고용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런 일은 회의가 연달아 이어지는 일정 속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조던은 “그래야 꼭 해야 하는 일을 할 수 있다. 지금 무엇이 중요한지 생각할 수 있다. 연락해야 하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방식이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항공업 전반이 험난한 한 해를 보냈지만, 사우스웨스트는 최근 분기 실적에서 ‘깜짝 흑자’를 기록했다. 연초 이후 주가도 약 23% 상승했다.

회의는 직원과 경영진 모두의 ‘고통 지점’이 됐다. 조던만 답답한 게 아니다. 회의는 이제 직원과 임원 모두에게 공통의 스트레스 요인이 됐다.

팬데믹 기간 회의는 일종의 ‘정서적 지지(emotional-support)’ 역할을 했다. 락다운 속 대면 교류를 대체하려는 시도였다. 회의실을 비울 때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어지자, 캘린더는 순식간에 꽉 찼다.

하지만 지금은 반발이 커졌다. 2024년 아틀라시안(Atlassian)이 4개 대륙의 직장인 5000명을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응답자의 거의 80%가 “회의와 통화가 너무 많아 실제 일을 할 시간이 거의 없다”고 답했다. 회의의 약 72%는 비효율적이라고 평가됐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일부 경영진은 회의를 공격적으로 ‘가지치기’하거나, 아예 없애는 방식까지 시도한다. 특정 요일을 ‘회의 금지일’로 만들기도 한다. 다만 회의를 완전히 없애는 전략은 조직 소속감 자체를 약화시켜 장기적으로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고용관리 플랫폼 엠플로이먼트 히어로(Employment Hero)의 CEO이자 공동창업자 벤 톰프슨(Ben Thompson)은 과거 포춘에 “회의를 완전히 추방할 필요는 없다. 비효율적이고 시간을 낭비하는 회의만 없애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다른 CEO들도 회의 과부하를 통제한다. 엔비디아(Nvidia) CEO 젠슨 황(Jensen Huang)은 자신에게 직접 보고하는 50명 이상의 임원들과 1대1 미팅을 하지 않는다. 그렇게 하면 본인 일정이 무너질 뿐 아니라, 팀 전체의 문제 해결 속도를 떨어뜨리고 업무 투명성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판단이다.

황은 지난해 스탠퍼드대(Stanford University)에서 “우리 회사는 민첩성을 위해 설계됐다. 정보가 가능한 한 빨리 흐르도록, 사람들이 ‘무엇을 아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할 수 있느냐’로 권한을 갖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JP모건체이스(JPMorgan Chase) CEO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은 더 직설적이다. 그는 지난해 봄 공개한 연례 주주서한에서 직원들에게 “회의를 할 가치가 있는지부터 다시 생각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우리를 느리게 만드는 또 다른 예가 있다. 회의다. 회의를 없애라(Kill meetings). 회의를 한다면 제시간에 시작해 제시간에 끝내야 하고, 누군가가 이끌어야 한다. 모든 회의에는 목적이 있어야 하며, 항상 후속 조치 리스트가 있어야 한다.”

JP모건이 주 5일 출근 체제로 복귀하면서 효율성은 더 중요한 우선순위가 됐다. 다이먼은 회의가 열리면 ‘전원 집중’이 기본이라고 강조해 왔다.

그는 10월 포춘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Most Powerful Women) 서밋’에서 “졸거나, 내 메일을 읽고, 그런 건 없다”고 말했다. “내 앞에서 아이패드를 켜고 이메일을 읽거나 알림을 확인하는 것처럼 보이면, 그걸 닫으라고 한다. 무례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 글 Preston Fore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이 기사에 대해 공감해주세요!
+1
0
+1
0
+1
0
+1
0
+1
0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