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고용을 깎아내리는데, 금리 인하가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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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워싱턴=AP/뉴시스]](https://www.fortunekorea.co.kr/news/photo/202512/50971_44735_597.jpg)
제롬 파월(Jerome Powell)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10일(현지 시간) 오후, 미국 노동시장이 공식 통계가 보여주는 것보다 훨씬 더 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KPMG 수석 이코노미스트 다이앤 스웡크(Diane Swonk)의 생각은 달랐다. 연준이 잘못된 결론을 내리고 있다며, 이런 판단이 인플레이션과 싸우며 어렵게 쌓아 올린 신뢰를 스스로 깎아먹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웡크는 포춘(Fortune)에 공유한 새 분석에서 파월 의장이 고용 둔화를 “수요가 약해졌다는 신호”로 보고 이를 낮은 금리로 보완하려 한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고용 약세가 실제로는 AI 채택 확대나 이민 급감 같은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됐다면, 금리 인하로는 근본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인플레이션을 되레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보고서에서 “고용 약세가 약한 수요가 아니라 AI와 이민 억제에 더 큰 비중을 두고 나타난 결과라면, 파월은 연준의 물가 안정 신뢰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썼다.
이 경고는 최근 수년 사이 가장 논쟁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나왔다. 연준은 세 차례 회의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연방기금 금리를 3.5~3.75%로 낮췄지만, 표결은 크게 갈렸다. 스웡크에 따르면,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세 명이 반대표를 던졌고, 그 방향도 각각 달랐다.
현재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에서 휴직 중인 이사 스티븐 미런(Stephen Miran)은 0.5%포인트 인하를 주장했고, 제프 슈미드(Jeff Schmid)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오스턴 굴스비(Austan Goolsbee)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동결을 지지했다.
스웡크는 연준 성명에 ‘일시 중단’을 시사하는 문구가 부활한 점에 주목한다. “추가 조정의 폭과 시기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위원회는 향후 지표와 전망 변화, 위험의 균형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는 대목이다. 파월도 “우리는 경제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지켜볼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와 있다”고 강조했고, 정부 셧다운 여파로 왜곡된 통계를 두고는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웡크가 보기에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파월이 계속해서 “고용지표가 곧 대폭 하향 수정될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이 수정이 연준이 생각하는 의미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고용 증가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이유가 기업들이 자동화를 통해 사람을 대체했기 때문이거나, 이민 정책 여파로 노동 공급 자체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면 통화정책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금리 인하는 수요를 자극할 수는 있지만, 새 노동력을 만들어내거나 이미 결정된 자동화 전략을 되돌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는 “고용 약세가 AI와 이민 억제에서 비롯됐는데도 금리를 내리면, 노동시장 버팀목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한 채 인플레이션만 더 자주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파월은 기자회견에서, AI가 노동시장 냉각을 설명하는 이야기의 일부일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아마존 같은 대형 고용주들이 채용 동결이나 감원을 자동화와 연결해 설명한 사례를 언급하면서다.
다만 “아직 전체 그림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단계는 아니다”라며, 이번 기술 변화의 물결이 장기적으로 일자리를 더 많이 없앨지, 더 많이 만들어낼지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노동 공급이 “이민 감소와 경제활동참가율 하락 탓에 상당 폭 줄었다”고도 지적했다.
스웡크는 이런 오독이 재정 환경을 감안하면 더 위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해 확대된 감세 조치가 2026년 초 역대 최대 규모의 세금 환급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이 ‘현금 바람’이 “팬데믹 직후 그랬던 것처럼 인플레이션을 더 고착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방정부 부채도 또 다른 변수다. 스웡크는 연방 부채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채권시장이 소화해야 할 엄청난 물량”이라고 표현했다.
연준 내부의 신뢰 문제도 커지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6명의 위원이 금리 동결을 원했고, 시장은 파월의 ‘매파적’ 메시지를 사실상 무시했다. 스웡크는 “투자자들은 회의 직후 오히려 추가 인하 기대를 더 키웠다”고 전했다. 파월이 지금은 위원회 안에서 상대적으로 비둘기파에 가까운 인물로 보이는 만큼, 향후 행정부가 미런과 같이 더 공격적인 완화에 우호적인 새 의장을 앉힌다면 정책의 방향이 어떻게 바뀔지에 대한 질문도 커지고 있다.
스웡크는 내년 초 연준이 일단 인하를 멈출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예상만큼 식지 않을 경우 “채권시장이 추가 인하에 점점 더 불안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 글 Eva Roytburg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