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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팔 마피아 대부가 본 맘다니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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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대 뉴욕주 뉴욕시장 당선인 조란 맘다니.[사진=셔터스톡]
제111대 뉴욕주 뉴욕시장 당선인 조란 맘다니.[사진=셔터스톡]

페이팔(PayPal) 공동 창업자이자 실리콘밸리 거물 투자자 피터 틸이 세대 갈등과 자본주의의 미래를 다시 경고했다. 최근 뉴욕시에서 민주사회주의자 조란 맘다니(Zoran Mamdani)가 시장 선거에서 승리한 직후, 틸이 2020년에 보낸 이메일이 재조명됐다.

그는 당시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마크 앤드리슨(Marc Andreessen) 등에게 “밀레니얼의 70%가 사회주의 성향이라고 답한다면, 그들을 멍청하거나 권리의식이 과하다고 치부할 게 아니라 이유를 이해해야 한다”고 썼다.

틸은 프리 프레스(The Free Press)와의 최신 인터뷰에서 문제의 뿌리를 주거 정책에서 찾았다. 강한 용도지역제와 건축 제한은 베이비붐 세대에겐 자산가치 상승을 안겼지만, 밀레니얼에겐 내 집 마련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그는 “젊은 세대를 프롤레타리아화한다면 결국 공산주의자가 되더라도 놀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의 재선 도전을 지지했지만, 맘다니가 기존 정치권보다 주택 문제를 더 많이 이야기한 점에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청년층이 실제로 사회주의를 더 선호하게 됐는지, 아니면 자본주의에 더 큰 환멸을 느끼는지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한다고 했다.

“상대적으로 보면 더 사회주의적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더 정확한 감정은 ‘자본주의가 나한텐 작동하지 않는다’, ‘자본주의란 건 누군가가 나를 속이는 핑계’라는 인식일 것이다.”

정치 지형의 변화도 거론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삶의 감당 가능성(affordability)’이 핵심 의제가 됐다는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가 프랭크 런츠(Frank Luntz)도 이번 선거를 “양당이 생활비 위기를 정면 돌파해야 한다는 경고”로 읽었다. 런츠는 이를 단순한 물가 상승과 구분했다.

틸은 학자금·주거비 같은 난제에 가벼운 손질만 해온 기존 해법이 실패하면서, 유권자들이 주류 담론 밖의 과감한 제안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본다. 일부는 “좌파적 경제정책, 사회주의적 해법”에도 마음을 연다는 것이다. 그는 그래서 맘다니 같은 인물에게 표가 쏠리는 일이 놀랍지 않다고 했다. 다만 “그의 해법이 작동할 것 같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뉴욕에서 자본주의가 많은 사람들에게 작동하지 않는다. 특히 젊은 세대에겐 그렇다.”

세대와 정치의 장기 사이클도 언급했다. 틸은 최근 수십 년을 “정치적 강세장”으로 표현하며,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문제 해결을 정치에 기대고 있다”고 말했다. 기대와 현실의 격차는 사상 최대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밀레니얼이 베이비붐 부모 세대가 자녀에게 기대했던 것과 실제 성취 사이의 격차가 이토록 큰 세대는 역사상 없었다”는 평가다.

그렇다고 혁명이 임박했다고 보진 않는다. 공산주의와 파시즘은 전통적으로 청년 운동이었지만, 미국은 출산 감소로 젊은 인구 비중이 줄었다. 그는 “미국이 사회주의로 간다면 ‘노년의 사회주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상 의료 같은 의제가 중심이 되는 형태다. 그는 “혁명이라는 단어는 젊고 격정적이며 폭력적인 이미지를 준다. 오늘날 혁명을 한다면, 70대 할머니들이 주역일 것”이라는 냉소도 덧붙였다.

/ 글 Jason Ma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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