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건설시장 K-건설 위상” .. 삼성물산 사우디 발전소 수주, 6억달러 규모 계약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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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산업단지 심장에 한국 기술
삼성물산, 신뢰와 기술력으로 중동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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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주바일 산업단지 내 ‘아미랄 열병합발전소’ 건설 현장에서는 기온이 40도를 넘는 한낮에도 수백 명의 작업자들이 쉴 틈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이곳은 삼성물산이 시공 중인 발전소로, 주변 초대형 석유화학 단지에 전력과 스팀을 공급하는 핵심 기반 시설이다.

삼성물산은 이 프로젝트를 약 6억 달러(약 8316억 원) 규모의 계약금으로 수주했다. 설계부터 자재 조달, 시공까지 EPC 전 과정을 단독으로 맡고 있다.

2023년 7월 착공 이후 공정률은 2024년 5월 기준 45.4%를 기록 중으로, 이는 당초 계획보다 5% 앞선 수치다.

정해광 삼성물산 현장소장은 “이 발전소는 규모보다 역할이 더 중요하다”며 “제때 완공하지 못하면 단지 전체가 멈추는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공정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단지 심장에 들어선 한국의 기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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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업의 발주처는 아부다비 국영 에너지기업 TAQA와 일본 JERA 컨소시엄이다. 삼성물산은 EPC(설계·조달·시공) 전 과정의 단독 수행자로 선정됐다.

총 16개 건물은 공장에서 사전 제작된 콘크리트 구조물을 현장에서 조립하는 프리캐스트(PC) 공법으로 시공된다.

배관 지지 구조물인 파이프랙은 20개 블록으로 나뉘어 모듈화돼 운송 후 현장에서 조립되며, 배열회수보일러(HRSG)도 12개 부품으로 나눠 운반된다.

현장 안전 관리도 철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다국적 근로자를 위한 다국어 안내판과 실습 중심의 안전체험장이 운영 중이며, 최근에는 ‘무사고 100만 시간’을 달성하기도 했다.

정 소장은 “공기와 비용보다 안전이 더 중요하다. 하나의 사고가 모든 걸 무너뜨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이집트도 도전… 삼성은 기술력으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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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정부는 원유 의존도를 줄이고 에너지 산업을 다변화하려는 ‘비전 2030’ 정책을 추진 중이다.

아미랄 열병합발전소는 이 전략의 중심 인프라로, 향후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생산과 친환경 산업 전환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삼성물산은 2012년 세계 최대 규모의 ‘쿠라야 복합화력발전소’ 단독 수주를 시작으로 사우디에서 EPC 역량을 인정받아왔다.

중국과 이집트 기업들이 낮은 단가와 빠른 공기를 내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발주처들은 안정성과 기술력을 갖춘 삼성물산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 소장은 “과거 프로젝트에서 신뢰를 쌓았기 때문에 발주처들이 먼저 연락하는 경우도 많다. 이번 공사도 기존 신뢰를 기반으로 따낸 결과”라고 말했다.

중동 정세 불안에도 살아남은 ‘K-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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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사도 중동 지역 특유의 정치적 변수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발전소 핵심 설비인 배열회수보일러 모듈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도착했을 당시,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갈등이 고조되며 물류 차질 우려가 있었다.

정 소장은 “현지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부품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해야 했다. 다행히 큰 지연 없이 주바일 항구까지 도착해 공정에는 영향이 없었다”고 말했다.

아미랄 발전소는 단순한 전력 생산 시설이 아니다. 사우디 정부의 산업 다변화 전략을 뒷받침할 핵심 기반 시설로, 에너지 전환과 고부가가치 산업 확대의 출발점 역할을 한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발전소 건설이 아니라, 사우디 정부의 ‘2030 비전’의 기초가 되는 에너지 인프라 확장과 직결돼 있다.

원유 중심 경제에서 첨단 산업 구조로 전환하려는 사우디의 계획에 있어, 이 발전소는 산업 생태계를 유지시켜줄 핵심 축이다.

삼성물산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EPC 기술력과 운영 역량을 다시 한 번 입증하고 있으며, 중동 지역에서 한국 건설사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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