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폭등하는데 “이제 안 만듭니다”… 삼성·SK 먹여살리던 반도체 별안간 ‘포기’, 도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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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생산 중단에 시장 ‘혼란’
DDR4 재고 확보 경쟁, 가격 폭등
AI·고성능 메모리가 몰고 온 판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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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변화의 신호가 켜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주요 업체들이 DDR4 생산 종료를 공식화하면서, 이 제품의 수요가 급등하고 가격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기업들은 수익성이 낮은 구형 제품 대신, DDR5와 HBM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DDR4 생산 종료, 왜 지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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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중국 CXMT 등 주요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DDR4 생산을 단계적으로 중단할 계획이다.

회사별로 시점은 다르지만, 2025년 말부터 2026년 상반기 사이 대부분 DDR4 출하가 종료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체 D램 매출에서 DDR4 비중을 30% 초반에서 올해 한 자릿수로 줄이겠다고 밝혔고, SK하이닉스도 같은 계획을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정확한 종료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줄여가며 단종 수순을 밟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경에는 인공지능(AI), 고성능 컴퓨팅(HPC) 등 새로운 수요처에서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DDR5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있다.

DDR4는 데이터 처리량에서 한계가 있는 반면, 최신 제품들은 높은 성능과 효율을 제공하며 새로운 시장 요구에 대응할 수 있다.

물량 ‘뚝’ 줄어들자… DDR4 가격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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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R4 생산이 줄어들자 가격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대만 트렌드포스는 올해 3분기 DDR4 가격이 40%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PC·서버용 DDR4는 각각 38~43%, 모바일용 LPDDR4X는 23~28% 오를 것으로 분석됐다.

업체들이 단종 계획을 발표하자 주요 고객사들은 재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전통적인 3분기 성수기 수요와 맞물리면서,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DDR5, LPDDR5X, GDDR7 등 최신 제품 가격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공급 체계가 자리 잡은 데다, 시장 내 수요도 점진적으로 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끝이 아닌 전환… 고성능 메모리 시대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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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R4 단종은 기업의 수익성 중심 전략 변화로 해석된다.

중국 CXMT 등 일부 기업들이 저가 공세를 이어가면서, DDR4 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심화됐다. 이에 따라 주요 업체들은 마진이 높은 최신 메모리 제품으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HBM3E 12단 제품의 엔비디아 품질 인증을 추진 중이다. 인증 지연으로 재고가 쌓이며,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보다 낮은 4조6000억 원에 머물렀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이미 HBM4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했고, 연말 양산도 예정대로 진행 중이다. 계약 기반 물량도 확보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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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앞으로 고성능 메모리에 대한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AI 전용 주문형 반도체(ASIC) 확대와 함께, 각 기업의 기술 전략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메모리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성능, 전력 효율, 발열 등 고객 요구가 다양해지면서 시장도 세분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DDR4 단종이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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