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에 이런 경사가 생길 줄이야”… 2천억 투입된 ‘100년 사업’에 주민들 ‘환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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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에 자리한 새 공장이
지역 경제의 숨통을 틔운다
삼양
사진 = 삼양

삼양식품이 경남 밀양에 두 번째 공장을 세우며 지역 사회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단순한 공장 하나가 아닌, 이곳은 삼양식품의 향후 100년을 책임질 ‘글로벌 수출 전진기지’로 불린다.

수출용 라면의 대부분이 이곳에서 생산돼 전 세계 식탁으로 향하게 되는 것이다. 2천억 원에 가까운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진 이번 사업은 밀양 시민에게 일자리와 자부심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안겼다.

밀양에서 불닭이 세계로… ‘글로벌 수출기지’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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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삼양식품은 6월 11일, 경남 밀양시 부북면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에서 밀양 제2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2024년 3월 착공해 15개월 만에 문을 연 이 공장은 총 1천838억 원이 투입됐으며, 봉지면과 용기면을 각각 3개씩 생산하는 6개 라인을 갖췄다. 최대 연간 생산량은 8억 3천만 개에 달한다.

이번 2공장은 3년 전 완공된 제1공장보다 규모는 작지만, 자동화 설비와 자율주행 물류 로봇(AMR) 등 최첨단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도입해 생산 효율성을 높였다.

실제로 삼양식품은 이 공장 하나로 연간 60억 원가량의 물류비를 절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1공장은 중국향 불닭볶음면, 2공장은 미국과 EU 수출용 까르보 불닭볶음면을 중심으로 생산된다”고 말했다.

또한 “두 공장의 연간 생산량을 합하면 약 15억 8천만 개로, 삼양 전체 수출 물량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일자리 440개 창출… 지역 경제에 ‘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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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삼양

이번 공장 신설로 인해 150여 명이 새롭게 고용되며, 기존 1공장의 290명까지 더하면 총 440여 개의 일자리가 생겼다. 대부분은 밀양 시민으로, 실질적인 지역 내 고용 효과가 크다.

밀양시 관계자는 “직접 고용 외에도 물류, 식재료, 운송 등 연관 산업에도 경제적 파급 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나노산단 입주 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이 끝나는 5년 뒤에는 세수 증가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장을 찾은 시민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20대 김 모 씨는 “불닭볶음면을 자주 먹는데, 밀양에서 생산된다고 하니 더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50대 박 모 씨는 “밀양에 대기업 공장이 들어서는 건 흔한 일이 아닌데, 삼양식품이 와줘서 고맙다”며 환한 미소를 보였다.

“불닭은 아직 시작일 뿐”… 삼양의 글로벌 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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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이날 준공식에서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불닭이라는 별은 이제 막 타오르기 시작했다”며 “지금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세계 무대에서 더 오래 타오를 수 있도록 준비와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은 지난해 1조 3천359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80%를 차지한다.

중국과 미주 지역 수출이 매출 기준 28%씩을 차지하기 때문에 성장 여력도 충분하며, 이에 따라 2027년에는 중국 저장성 자싱시에 현지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김동찬 대표는 “불닭 브랜드의 인기는 아직 정점에 도달한 것이 아니라 이제 막 궤도에 오른 수준”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코카콜라처럼 전 세계를 대표하는 식품 브랜드로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앞으로 삼양식품은 ‘불닭’의 매운맛을 세분화해 다양한 소비층을 공략하고, ‘삼양라면’ 브랜드 새단장도 추진할 계획이다.

캐릭터 ‘호치’와 ‘페포’를 활용한 글로벌 콘텐츠 사업도 병행하며,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밀양에 부는 희망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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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삼양

하루 전 공장 입구에는 수출용 컨테이너를 실은 트럭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었다.

공장 내부는 자동화된 생산 설비가 빼곡히 채워져 있고, 흰색 작업복을 입은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며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현장을 지켜본 오승용 밀양공장장은 “이 공장은 삼양식품의 향후 100년을 책임질 핵심 시설”이라고 소개했다. 밀양에서 시작된 이 변화는 단순한 산업시설 하나를 넘어, 지역의 미래를 바꾸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

경남도와 밀양시는 삼양식품이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전폭적인 행정 지원을 약속했다.

김명주 경남도 경제부지사는 “삼양이란 이름처럼, 밀양에서 만들어진 식품이 대서양, 태평양, 인도양을 넘어 전 세계로 퍼질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안병구 밀양시장은 “삼양식품이 국민 식량 문제를 책임지던 기업에서 세계적 식품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며 “시 차원에서도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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