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 때마다 수수료 내라고?”… 무료 결제 끝, ‘700억’ 거덜날 위기에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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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결제 시장의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카드사들, ‘공짜 결제’의 끝자락에 서다
소비자 혜택 줄어들까… 업계 긴장 고조
삼성페이
사진 = 연합뉴스

도입 후 지금까지 10년 동안 무료였던 삼성페이 서비스에 수수료가 도입될 조짐을 보이면서 금융권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연간 700억 원에 달하는 수수료가 카드사에 부담으로 작용할 경우, 결국 소비자 혜택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확산되는 애플페이, 흔들리는 무료 정책

삼성페이
사진 = 연합뉴스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 균열이 시작된 것은 2023년 3월, 애플페이가 한국에 상륙하면서부터다.

현대카드가 가장 먼저 도입한 이후, 최근 금융감독원이 신한카드의 애플페이 이용 약관을 승인하면서 서비스 확산에 불이 붙었다.

신한카드는 보안성 심의 절차를 생략할 수 있어 조만간 필드테스트만 마치면 바로 서비스 개시에 나설 전망이며, 업계에 따르면 통상 한 달가량이면 테스트가 완료된다.

카드사들이 잇따라 애플페이를 도입하는 배경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다. 하나는 해외 결제시장 점유율 확대, 다른 하나는 2030 젊은 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애플페이의 확산은 또 다른 변화를 불러왔는데, 바로 그동안 무료였던 삼성페이의 ‘유료화’ 가능성이다.

“왜 애플엔 수수료 내고 삼성엔 안 내나”

삼성페이
사진 = 연합뉴스

애플페이는 결제당 약 0.15%의 수수료를 카드사로부터 받는 반면, 삼성페이는 2015년 국내 출시 이후 단 한 번도 수수료를 받지 않았다.

그러나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2023년 삼성전자는 카드사와 맺었던 삼성페이 협약의 자동 연장이 끝날 시기가 오자, 수수료 부과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애플페이 도입 카드사가 제한적이었기에 ‘상생’ 명분으로 계획을 철회했지만, 지금은 얘기가 다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기업엔 수수료를 주면서 국내 기업엔 무조건 공짜로 하라는 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삼성도 유료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카드사와 재계약을 맺는 8월 이전에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카드사도, 소비자도 ‘셈법’ 복잡해진다

삼성페이
사진 = 연합뉴스

삼성페이가 유료화를 단행할 경우 카드업계가 부담해야 할 수수료는 연 7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간편결제 시장에서 삼성페이의 점유율은 압도적이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삼성월렛의 중복 허용 기준 사용률은 61.5%를 기록했다.

삼성월렛은 단순 결제를 넘어 디지털 키, 탑승권, 모바일 신분증까지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며, 사용자 의존도도 높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이미 나빠진 상황에서 삼성페이마저 유료화된다면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애플페이와 삼성페이 양쪽 모두 수수료를 감당해야 한다면 마케팅 예산이 줄고, 그 여파는 결국 소비자 혜택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10년간 누렸던 ‘무료 결제’의 시대가 저물면서, 수수료 논란의 불똥은 업계뿐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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