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눈치 안 보고 시킨다”
회식 단골 안주 메로
공급량 늘어 가격도 기대

“고기처럼 기름지고 부드러워서 회식할 때면 꼭 메로구이를 찾았어요. 근데 너무 비싸서 늘 반 접시만 시켰죠.”
직장인 이 모 씨(48)는 회식 자리에서 메로구이를 보며 한숨을 쉬던 날이 많았다. 고급 일식집에서나 겨우 맛볼 수 있던 이 비싼 생선이 최근 반가운 소식을 안겼다.
값비싼 가격으로 ‘하얀 금’으로 불리던 고급 생선 메로를 한국에서 더 많이 잡을 수 있게 됐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2월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남태평양지역수산관리기구 총회에서 한국의 메로 시험조업 제안이 승인됐다고 밝혔다.
새로운 어장 확보로 국내 공급이 늘어나면 소비자 가격도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메로, ‘생선계의 꽃등심’이라 불린 이유

남극 인근 차가운 심해에서 살아가는 메로는 ‘파타고니아이빨고기’라는 긴 이름을 가진 생선이다. 겉모습은 투박하지만, 지방이 풍부한 흰 살은 미식가들 사이에서 정평이 나 있다.
어린 개체는 얕은 수심에서 생활하지만, 성장하면 수심 깊은 곳까지 내려가 활동한다.
최대 몸길이는 2미터가 넘고, 수명은 50년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느리게 자라고 늦게 성숙하는 특성 탓에 남획에 특히 취약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식가들 사이에서 메로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고소하고 부드러운 흰 살은 ‘생선계의 꽃등심’이라 불릴 정도로 극찬을 받는다. 지방이 풍부해 구우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며, 날로 먹으면 쫄깃한 식감이 더해진다.
미국, 일본, 유럽에서는 고급 레스토랑 단골 메뉴로 자리 잡았으며, 미국에선 무려 한 접시에 10만 원에서 16만 원에 달할 정도로 비싼 값에 팔린다.
한국에서도 일식집이나 고급 한식당에서 안주 메뉴로 인기를 끌었지만, 높은 가격 탓에 대중화되기는 어려웠다.
한국, 새 어장 확보로 조업 확대

해양수산부는 지난 2월,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남태평양지역수산관리기구(SPRFMO) 총회에서 우리나라의 메로 시험조업 제안서가 승인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기존 남극해 및 남서대서양 외에 남태평양 공해 수역에서도 메로를 잡을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다.
조업은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년간 진행되며, 연간 어획 한도는 240톤이다.
정부는 약 11만 제곱킬로미터 규모의 새로운 해역에서 메로 자원 분포를 조사하고, 이를 통해 향후 상업적 조업 확대도 모색할 계획이다.
메로는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수산물 수출액 8위를 기록한 효자 품목으로, 2418톤이 수출되어 71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이번 조업 확대가 국내 수출 경쟁력 강화와 자원 조사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소비자 기대 높지만, 자원 보호는 숙제

메로의 수입량과 유통이 안정되면 일반 소비자들도 그 맛을 좀 더 자주, 합리적인 가격에 접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조심스러운 입장인데, 메로는 생태 특성상 무분별한 어획에 매우 취약하기 때문이다. 과거 불법 조업이 극심했을 땐 개체 수가 급감한 적도 있다.
이에 해수부는 철저한 관리를 강조했다.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은 “우리 어선들이 국제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하고, 자원 보호와 지속가능한 조업이 함께 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공급이 늘면 가격 인하도 기대되지만, 자원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다시 남획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정부는 철저한 규제와 감시로 자원 보호에 힘쓰고, 업계 역시 책임 있는 조업 문화를 정착시켜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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