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입점사들의 홈플러스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
홈플러스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지 40여일이 지났지만 홈플러스의 판매대금 미정산에 대한 불안이 해소되지 않자 입점 브랜드사들이 홈플러스 포스기에서 자체 포스기로 속속 전환(코드전환)하고 있다.

입점브랜드들은 물건을 홈플러스에서 팔되, 우선 자사 포스기로 결제한 뒤 판매대금이 입금되면 당초 홈플러스와 계약한 대로 수수료를 떼서 주겠다는 것이다.
16일 현재 홈플러스에 입점한 브랜드 중 자체 포스기로 전환한 것으로 확인된 곳은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에잇세컨즈, 아가방앤컴퍼니의 아가방, 이랜드가 전개하는 아동 브랜드 치크, 인동에프엔의 여성패션 브랜드 쉬즈미스, 신발 멀티숍 에스마켓, 문구 팬시 전문 브랜드 아트박스 등이다.
주로 대형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자체 포스기 전환 움직임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로 인해 홈플러스 매장 이용 소비자 불만도 커지고 있다.
입점사들이 자체 포스기를 사용함에 따라 판매대금이 홈플러스를 거치지 않고 브랜드 본사로 곧바로 가게 되면서 홈플러스 포인트 적립이나 몰쿠폰 사용, 주차지원 등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원래는 입점사들이 홈플러스 매장에서 물건을 팔면, 홈플러스 포스기에서 결제를 하게 되고 1차적으로 홈플러스로 판매대금이 들어가게 된다. 이 중 홈플러스가 수수료를 뗀 나머지를 브랜드사 브랜드사 본사로 입금하고, 본사는 점주들에게 수수료를 지급하는 구조다.
홈플러스에 입점한 한 패션 브랜드 직원은 “직영 포스기로 바꾸면서 영수증에서 홈플러스 바코드 자체가 없어졌다”며 “주차도 제품 구매시 최대 1시간만 지원된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입점사들 뿐만 아니라 홈플러스의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에 투자한 이들도 불안해하기는 마찬가지다.

홈플러스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측의 신고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지난 7일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의 자택을 찾아가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내용의 전단을 현관문과 주차장 벽면 등에 부착했다는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홈플러스는 투자자와 입점사, 소비자 모두의 신뢰를 잃어버렸다”며 “투자자, 입점사, 소비자로부터 외면받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홈플러스의 정상화는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홈플러스는 지난 4일 선제적 구조조정을 위한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고, 이에 법원은 신청 11시간 만에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지난 10일 홈플러스는 법원에 2조7000억원 규모의 채권자목록을 제출한 상태다. 내달 8일까지 채권 조사가 진행되고, 삼일회계법인이 같은 달 22일까지 조사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은 6월 12일까지다. 홈플러스 측은 이날 제출할 회생계획안의 변제 계획에 반영할 채무 금액을 2조2700억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홈플러스는 모든 채무를 변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당장의 지급여력은 없어 상거래채권만 법원에 조기변제 신청을 받아 우선 변제 중이다.
- ‘산불·통상·소상공인’ 위해 추경 12조2000조 편성…경기 마중물엔 역부족
- “TSMC 美 인텔과 합작 안해”…웨이저자 회장 “기술 이전·공유 논의 없어”
- 미드 ‘왕좌의 게임’ 영상 무단 사용한 유튜버에 700만원 ‘벌금’…저작권법 위반
- 美, 中해운사·중국산 선박에 입항 수수료 부과…최대 수혜국은 한국
- [한백영의 생생 디자인] 디자인이 삶의 풍요를 더하다 – 디자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