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반토막 위기에 ‘적자’ 경고음”… 삼성·LG 업계 덮친 최악의 시나리오에 ‘초비상’

ESS 부문도 흔들린 K-배터리
매출 반토막, 적자 전환 우려 커져
관세 전쟁에 북미 전략도 흔들

“ESS마저 흔들리면 끝이다.”

전기차 수요 둔화에도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이던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심상치 않다.

최근 ESS 실적이 급감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는 또 다른 위기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모두 1분기 매출이 최대 절반 가까이 줄어들 전망이며, 일부에서는 흑자 기조가 무너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SS마저 흔들…삼성·LG 매출 반토막 위기

ESS 시장의 위축은 전기차 시장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불거졌다.

고가 차량 가격, 충전 인프라 부족, 보조금 축소 등으로 전기차 수요가 정체된 가운데, 그 대안으로 부상하던 ESS 부문에서도 실적 하락이 감지된 것이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1분기 ESS 부문 매출은 전 분기 대비 4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영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각각 3,540억 원, 3,630억 원 수준으로 추산했는데, 이는 전분기 6,580억 원의 실적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삼성SDI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1분기 ESS 매출은 약 5,000억 원대로, 전 분기보다 31%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로 인해 흑자 기조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신한투자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이 이번 분기에 ESS 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계절적인 비수기와 함께 전반적인 수요 둔화를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북미 진출에도 먹구름… ‘관세 리스크’까지 겹쳐

전기차 수요 부진에 대응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북미 ESS 시장을 새로운 돌파구로 삼아왔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5% 관세 부과 조치가 발표되면서 이 전략도 위협받고 있다.

최근 미국 정부는 배터리 원부자재 전반에 대한 관세를 인상했다.

ESS는 수출 중심 제품이기 때문에 관세 적용 시 공급 가격이 즉시 25% 상승하게 된다. 이로 인해 북미 수출 물량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관세 부과 전 계약된 가격 조건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현지화를 통해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희망적인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34%의 더 높은 관세가 부과돼, 상대적으로 한국 기업들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현지 생산 기반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는 만큼,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현지화 전략이 살길…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은 미국 내에서 이미 대규모 공장을 운영 중이며, 추가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올해부터 ESS 전용 LFP 배터리 양산에 들어간다.

삼성SDI도 북미 현지 생산을 검토 중이며, SK온은 연말까지 북미 ESS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수주 활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업계는 관세 리스크와 수요 정체가 맞물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국내 업체들이 미국·유럽 현지에 약 70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공장 건설을 확정한 상태”라며 “장기적으로는 현지화 전략이 관세 장벽을 넘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ESS 부문 실적 부진이 일시적 조정인지, 아니면 시장 자체의 구조적 변화가 시작된 것인지는 아직 판단이 어렵다.

ESS마저 흔들린 배터리 업계에 올 한 해는 그 어느 때보다 긴장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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