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에 파산, 집은 전세도 못 구한다
홀로 남은 ‘5060’ 남성의 비극은 현재진행형

“직업도, 가족도, 희망도 없습니다.”
서울의 한 파산 상담센터에 접수된 중년 남성의 한마디는 이 시대 은퇴자들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난해 서울에서 개인 파산을 신청한 사람 10명 중 6명이 50대와 60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이후에도 계속되는 생활비 부족, 무너진 자영업, 고립된 1인 가구라는 삼중고가 이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서울시복지재단 산하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는 지난 26일 ‘2024년 파산면책 지원 실태’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해 접수된 개인 파산 신청 1314건 중 유효 데이터 1302건을 분석한 결과, 신청자의 86%가 50대 이상 중장년층이었다.
60대가 39.6%로 가장 많았고, 50대가 22.7%로 뒤를 이었다. 70대 이상은 24.5%를 차지했다. 혼자 사는 남성의 비율도 높았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 61.8%였고, 가구 유형으로는 1인 가구가 68.4%에 달했다. 특히 50~60대 1인 가구 남성의 파산 신청이 눈에 띄게 많았다.
“혼자 남은 중장년, 더 취약하다”

최근 몇 년 사이 1인 가구의 파산 신청자 비율은 꾸준히 늘었고, 특히 50~60대 중장년층 1인 가구의 파산 사례가 집중되고 있다.
파산에 이른 주요 원인은 생활비 부족이었다. 파산 신청자 가운데 74.5%가 생계유지를 위한 지출조차 감당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자영업 실패(27.9%), 타인 보증 및 사기 피해(15.5%)도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9명은 빚의 규모가 월수입을 훨씬 초과하는 상태였다. 이들 중 85.6%는 일정한 직업조차 없었고, 정기적인 수입이 있는 근로자나 자영업자는 각각 7.1%, 0.6%에 불과했다.
채권자가 4명 이상인 다중채무자는 62.7%였다. 자산 상황도 심각했다. 전체 파산 신청자 중 90%는 총 자산이 1200만 원에 미치지 못했다. 이 중 다수가 보증금 600만 원 이하의 임대주택에 살고 있었다.
‘혼자’가 아닌 ‘고립’이 문제다

문제는 중장년층의 개인 파산이 곧 한국의 노인 빈곤율과 고독사 증가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국가통계연구원이 지난 24일 발표한 ‘2025 한국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에 따르면, 우리나라 66세 이상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39.8%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았다.
정은정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장은 “특히 중장년 1인 가구가 경제위기를 맞을 경우 재기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족하다”며 “금융교육뿐 아니라 주거, 일자리, 의료 등 통합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제는 ‘일할 수 있는 나이’인 50대와 60대조차 버티지 못하는 사회다. 절망 속에서 파산을 택한 이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체계적인 공공 대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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