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깜짝 인하’ 뒤엔 트럼프 불확실성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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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깜짝 인하' 뒤엔 트럼프 불확실성 있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이 지난달 기준금리 ‘깜짝 인하’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신행정부 출범 등 대외 불확실성에 선제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증가세 둔화와 고용지표 악화가 고환율보다 경제의 위협 요소로 작용하고 있어 인하의 필요성이 컸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17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경제의 대내외 불확실성을 심각하게 우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A위원은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한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확대되며 국내 기업의 실적 부진 우려가 증대됐다”며 “수출을 중심으로 하방 리스크가 증대됐다”고 우려했다. B위원은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잠재성장률을 소폭 하회할 것”이라며 “고용시장도 취업자 수 증가 폭이 낮은 수준에 머무르는 등 둔화되는 모습”이라고 우려했다.

한은은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하향과 관련 수출 둔화를 최우선 요인으로 꼽았다. 한은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2%, 1.9%로 0.2%포인트씩 낮춘 바 있다. 한 금통위원의 성장률 질의에 한은은 “범용 반도체 수출 둔화, 주력 업종에서 주요국과 경쟁 심화,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을 반영해 GDP 성장에서 순수출 기여도를 하향 조정하게 됐다”고 답했다. 내년 상반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 이전에 이른바 ‘사재기 물량’이 증가해 수출이 단기 확대되지 않느냐는 질의에는 “가수요 발생과 관련해서는 불확실성이 높아 2025년 전망치 반영보다 상방 리스크로 고려한다”고 언급했다.

1%대의 저성장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적극적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 금통위원은 “내년 재정 정책 기조와 관련해서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이 줄고 총지출이 감소로 전환하는 점 등 건전재정 기조가 유지된다”며 “향후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하회한다면 성장 모멘텀 회복을 위한 정책 조합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기준금리 동결을 주장한 위원들은 환율 변동성을 심각하게 우려했다. C위원은 “인플레이션은 안정적 흐름을 지속하겠지만 높아진 환율이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환율의 높은 변동성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D위원 역시 “추가 금리 인하가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금리 동결을 주장했다.

10월 통화정책 전환(피벗)의 영향이 시장에 제한적으로 작용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한은이 “시장금리 및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2회 인하 정도를 반영하는 수준으로 이미 크게 하락했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또 지난달 추가 인하의 효과와 관련해서는 “차주의 대출이자 상환 부담은 은행권에서만 기업 7조 원, 가계 3조 원 등 총 11조 원 경감될 것이며 내년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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