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아니어도 수도권 저축은행 M&A 허용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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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정태현 기자] 금융당국이 수도권 저축은행의 인수·합병(M&A)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규제 완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국이 제시한 조건에 부합하는 상상인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이 M&A 신호탄을 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3일 “수도권 저축은행을 매각하려는 곳이 있다면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매수 기반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방안을 금융위원회와 이야기한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규제 완화에 대한 필요성은 공감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감독원]

M&A 규제 예외 조항을 확대하는 안이 실효성 높은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비수도권 저축은행 대주주가 수도권 저축은행을 M&A하려면, 인수 대상이 적기시정조치 대상(BIS 비율이 9~10% 미만)일 때만 할 수 있다.

금감원이 논의하는 안 중 하나는 비수도권 저축은행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9~10%를 넘는 수도권 저축은행도 인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이 안대로라면 비수도권 저축은행이 BIS 비율이 10% 이상 수도권 저축은행을 M&A할 수 있게 된다.

상상인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이 주목을 받고 있다. 두 곳 모두 최근 부실 우려가 급격히 커진 수도권 저축은행이다. 이전부터 투자금융(IB) 업계에서 매각 가능성을 점쳤던 곳들이다.

올해 1분기 상상인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의 BIS 비율은 각각 11.31%, 11.38%다.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도 각각 117%, 50%씩 급증했다. 순익을 통한 자본 개선이 어려운 만큼, 대주주의 증자 부담이 계속 커지고 있다.

상상인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의 연체율은 1년 새 10.5%, 6.6%씩 올라 19%, 12%를 기록했다. 보수적으로 대출하다 보니 이자 이익 감소 폭(30%가량)도 경쟁사에 비해 컸다.

금감원도 “튼튼하거나 자본 여력이 있는 곳에서 인수·합병하면, 그 저축은행을 더 건전하게 경영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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