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중국산에 공급과잉 몸살…포스코·현대제철 대응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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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제철소 후판공장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후판이 생산되고 있다. /포스코

저가 수입 철강재 유입이 대폭 늘면서, 우리 철강업계가 적극적인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중국 내수 경기가 부진을 이어가며 수요가 부진하자 물량이 과도하게 한국으로 흘러들어오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원재료 가격 상승에 더해 저가 철강재가 시장에 흘러들어오면서 불안정성이 커진 만큼, 피해 상황 파악과 함께 반덤핑 제소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1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를 중심으로 저가 중국산 철강재 유입에 따른 피해가 크다는 데에 공감하고, 대응에 나서고 있다. 특히 현대제철은 저가 중국산 후판 수입으로 인한 피해 현황을 조사하면서, 좀더 본격적인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게자는 “중국산 후판이 시장에 많이 풀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단 피해 사례를 구체적으로 조사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포스코도 불공정 수입재 유입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업계에선 중국 내수 시장이 부진하면서 수출 물량으로 재고를 밀어내고 있다고 보고 있다. 가격 또한 과하게 낮게 책정해 경쟁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만약 중국 내수 시장에서 유통되는 가격보다 크게 낮은 가격으로 수출되고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다면 무역위원회에 덤핑으로 제소할 수 있다.

철강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중국 누적 철강제품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3502만톤으로 201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특히 후판 물량은 중국산이 43만6000톤으로, 전체 수입 물량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 철강사들이 내수 부진으로 제품 재고가 급격히 확대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해외 수출에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국내 철강시장에도 부정적으로 작용, 특히 판재류 수입이 큰 폭으로 확대되면서 국내 시장 교란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저가 수입재가 유입되면서 가격 인상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최근 철광석 등 원재료 가격은 오름세를 보이자 철강업계가 더 적극적인 대응을 논의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해에도 우리나라에 유입된 중국산 철강재는 873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2% 증가한 바 있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누계 조강생산량이 줄어들긴 했지만, 수출 물량 공세는 강해지는 국면”이라며 “이 상황이 지속될 경우 동아시아 역내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방 압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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