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ETF는 가라!…레버리지 높인 ETN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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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가운데, 증권가에선 다양한 상장지수증권(ETN)을 상장시키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다만 ETN 상품이 ETF보다 변동성이 큰 만큼 투자자의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국내 증권사의 ETN 출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연초부터 현재까지 19개의 종목이 시장에 상장됐는데, 지난 4월 한 달 동안만 15개의 종목이 증시에 입성했다. 이 중 메리츠증권과 미래에셋증권에서 각각 6종과 4종을 출시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유가증권시장에 15개의 ETN이 상장됐다. [사진=정소희 기자]

메리츠증권은 국내 최다 ETN 라인업을 보유 중인 동시에 최근엔 국내 최초로 3배 레버리지 채권형 ETN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역방향으로 투자할 수 있는 인버스 종목까지 동시에 상장해 금리 상승 위험에 대비하는 등 선택의 폭을 넓혔다.

미래에셋증권은 ‘미국주식 테마형 TOP3 ETN’ 4종목을 신규 상장했으며, NH투자증권은 미국·영국·프랑스 등 7개 선진국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구성된 ‘QV 선진국 1등주 ETN’, 월간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형 상품을 지난 달 함께 출시했다.

ETN은 기초지수 수익률에 연동하는 수익을 증권사가 지급하겠다고 약속하고 발행하는 파생결합증권이다. ETN은 ETF와 다르게 1~20년의 만기가 있고, 운용 주체인 증권사의 신용을 기반으로 발행된다. 또한 최소 10개 이상의 종목으로 구성되는 ETF와 달리 ETN은 최소 5개 종목으로 구성된다.

국내 증권사가 ETN에 주목하는 이유는 ETF를 향한 투심이 ETN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ETN은 ETF보다 종목을 특색 있게 구성할 수 있으며 ETF는 레버리지·인버스 등 최대 2배 투자까지 허용되지만, 채권형 ETN은 3배 수익률 상품도 상장이 가능하다.

ETN의 시장규모는 ETF와 비교하면 현재까지 적은 축이긴 하나,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ETN의 일평균거래대금은 약 1289억원으로 전월 대비 약 361억원(38.9%) 증가했다. 순자산총액을 나타내는 지표가치총액으로는 지난달 말 기준 16조2464억원으로 전월 대비 6.8% 늘었으며 2014년 11월 이후 최대 큰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감독규정에 만기의 원금 대비 손실이 40% 넘는 상품 투자는 금지돼 있다. 이에 ETN은 퇴직연금계좌로 투자할 수 없는데, 향후 퇴직연금계좌로 투자가 가능해 진다면 시장 규모는 ETF처럼 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ETN이 ETF보다 투자자 인지도가 낮고, 특색 있는 상품으로 ETN을 출시하더라도 ETF로 비슷한 상품이 상장돼 있는 경우가 많아 성장에 제약이 따른다. 이에 특정 종목의 쏠림 현상이 심하며 시장가격과 내재가치 차이인 ‘괴리율’이 확대돼 투자 손실이 발생하거나 최악의 경우 상폐될 우려도 있어 투자자의 주의를 요한다.

관계자는 “ETN은 기초지수 변동률을 추적오차 없이 그대로 따라가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다”며 “증권사의 신용도를 기반으로 하니 전문성을 갖고 신중하게 투자한다면 ETF보다 ETN이 옳은 선택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특정 ETN에 쏠림 현상이 심한 것은 사실”이라며 “증권사에서도 쏠림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ETN 자체의 인지도가 낮아 쉽진 않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의 경우 기초지수가 변동성이 심하면 높은 괴리율로 상폐될 수 있으니 괴리율을 참고하면서 투자하는 게 옳다”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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