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바닥?”…홈쇼핑 1분기 실적은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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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지난해 2010년 이후 13년 만에 영업이익이 5000억원 아래로 내려간 TV홈쇼핑 업계가 올해 1분기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위기감을 느낀 홈쇼핑 업계가 인기 카테고리인 패션 자체브랜드(PB)와 단독상품을 늘리며 상품 경쟁력을 키우고, 마케팅비 등을 줄이는 허리띠 졸라매기가 통했다는 지적이 나온다다. 지난해 바닥을 찍고 올해는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GS샵 여행상품 방송 장면. [사진=GS샵]

14일 업계에 따르면 GS샵·CJ온스타일·롯데홈쇼핑·현대홈쇼핑 등 홈쇼핑 4사의 1분기 영업이익이 일제히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 모두 감소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GS샵은 1분기 영업이익 328억원을 기록하며 가장 우수한 실적을 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3.8% 증가했다. 매출은 2763억원으로 4.8% 감소했다.

GS샵 관계자는 “1분기 기준으로 보면 영업이익이 소폭 올랐는데 이는 지난해 내실 경영을 경쟁사보다 조금 더 일찍 집중했기 때문”이라며 “지난해에도 GS샵은 상대적으로 영업이익이 많이 감소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CJ온스타일은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 영업이익은 49.5% 증가한 262억원, 매출은 10.0% 증가한 3478억원이다. CJ온스타일은 모바일과 TV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원플랫폼 2.0 전략’ 등 체질 개선을 통해 모바일의 다양한 판로를 확대하고 상품 경쟁력을 늘린 것이 성과에 주효한 것으로 분석했다. 1분기에만 패션, 뷰티, 리빙 등 고관여 카테고리에서 150개 이상의 신규 브랜드를 최초 론칭했다.

현대홈쇼핑은 별도 기준 매출이 2955억원을 기록해 11.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06억원으로 14.9% 증가했다. 전략적 편성으로 여행, 주방상품 등 주요 상품 판매 실적이 좋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6%, 49.2% 감소했었다. 당시 현대홈쇼핑은 엔데믹으로 외부 활동이 늘어 홈쇼핑 수요가 줄었고, 고단가 상품 편성 축소 영향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롯데홈쇼핑의 1분기 영업이익은 98억원으로 전년 대비 156%나 신장했다. 지난해 2월 새벽방송 중단 여파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7.6%나 감소했던 영향이다.

1분기 영업이익이 일제히 상승한 것은 업계가 위기를 체감하고 실질적인 내실화에 신경 쓴 게 통했기 때문이다. 예전처럼 할인 쿠폰을 많이 뿌리지 않는 등 마케팅비를 축소했다. 또, TV나 로봇청소기 등 비싼 제품을 전면에 배치해 매출을 높이는 것보단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패션, 여행, 주방용품 등의 상품을 강화한 것이다. 자체브랜드(PB) 상품도 늘리는 추세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취급고는 자연스레 줄었다. GS샵의 1분기 취급고는 1조12억원으로 6.4% 감소했고, 현대홈쇼핑의 취급고는 4.8% 감소했다.

모바일 확대 경쟁도 치열하다. TV 시청자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상황 속 모바일 이용자 수는 중요한 지표다. 모바일로 유입되는 사용자가 많으면 상대적으로 마케팅 비용을 과도하게 사용할 필요성도 줄어든다. 홈쇼핑 업계가 TV를 넘어 유튜브,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홈쇼핑·종합몰 기준 GS샵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475만2738명으로 압도적 1위다. CJ온스타일 387만588명, 홈앤쇼핑 282만5459명, 현대홈쇼핑 245만9935명, 롯데홈쇼핑 239만7447명으로 뒤를 잇는다.

업계 관계자는 “TV 시청자 수 감소, 송출수수료 부담 등 영업환경은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업계가 판관비를 줄이는 등 노력을 해왔고, 지난해부터 펼친 모바일 확대 전략 등이 그래도 통하는 모습이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업계는 올해 이익방어를 가장 큰 과제로 보고 있을 것”이라며 “취급고 등 외형을 확대하는 것보다는 이익 방어를 중심으로 내실을 다지자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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