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 속 건설사 미수금·체불임금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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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전경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전경./연합뉴스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경색 위기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건설사들의 미수금 및 체불 임금 규모도 커지고 있다.

미수금은 건설기업의 재무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공사를 마치거나 약속한 공정률에 도달해 발주처에 대금을 요구했지만 받지 못한 공사비나 분양사업을 진행하면서 계약자들로부터 거둬들이지 못한 분양대금 등을 뜻한다. 미수금 규모가 커질수록 건설사들의 자금 운용 부담도 커진다는 특징이 있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현대건설의 미수금은 3조4299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1911억원) 대비 48%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분양미수금(1336억원→1066억원)은 줄었지만, 공사미수금(1조9854억원→3조3232억원)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주요 미수금 발생 사업은 경북 포항 ‘힐스테이트 환호공원'(956억원), 서울 강남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696억원) 등이다.

다만 대형 건설사의 경우 미수금 증가가 초래할 자금 경색 위험도는 낮은 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업 운영에 따라 매출이 크게 발생하면 미수금 등도 증가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대체로 해결된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비교적 현금 흐름이 원활하지 못한 중견·중소 건설사는 미수금 증가로 인한 자금 경색 위기를 겪을 수 있다. 작년 중흥토건의 미수금은 475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3479억원)보다 37% 많아졌다. 같은 기간 계룡건설산업(1554억원→2310억원), 한신공영(1552억원→2157억원), 동부건설(621억원→1191억원), 대보건설(241억원→391억원) 등 주요 중견사들의 미수금도 불어났다.

돈을 제때 받지 못한 건설사가 늘면서 건설업계의 임금체불액 규모도 지속 커지고 있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업계에서 발생한 임금체불액은 전년(2925억원)보다 약 2배 증가한 4363억원으로, 전체 체불액(1조7845억원) 중 24%에 달하는 규모다.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매출 규모가 작은 중견사의 경우 미수금이 불어나면 사용 가능한 현금이 크게 줄어 재무구조가 취약해질 수 있다”며 “심할 경우 보유 자산을 매각하거나 채권을 매입해야 하는데, 지금과 같은 불황기에선 쉽지 않은 이야기”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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