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중대재해법 이례적 본안심사, 민주당 보완입법 추진 부담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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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모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중대재해체벌법 헌법소원심판 청구 기자회견을 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헌법재판소가 중소기업계의 중대재해처벌법 헌법소원의 본안심사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유예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는데 헌재에서 위헌결정이 나오기 전에 22대 국회에서 보완입법을 추진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기 때문이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가 이례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헌법소원의 본안심사를 하기로 한 것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했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우리나라 헌법재판소는 실제 사건이 발생해 피해를 직접적으로 입거나 법원에서 재판이 열리는 등의 경우에만 사건을 처리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데도 헌재가 이번에 중대재해처벌법 헌법소원 본안심사를 들어가다는 것이다.

중소기업계는 그동안 중대재해처벌법의 유예를 요청해 왔는데 21대 국회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사이 협상이 결렬되자 사안이 급박해져 헌법재판소로 가져오게 됐다고 청구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중소기업계의 중대재해처벌법을 향한 헌법소원청구가 본안심사에 들어간 것도 예상 밖의 일이지만 그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이 법조계와 정치권에서 부각되고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10일 안에 본안 회부결정이 내려지는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헌법재판소가 이번 법률판단의 중요성을 크게 인식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헌법재판소는 본안심판에 앞서 3명의 재판관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에서 사전심사를 진행해 각하사유가 있는지를 판단한다.

이 때 부적법한 사유가 없는 경우 청구일로부터 30일 안으로 결정을 내려 전원재판부로 사건을 넘긴다.

이번에 제기된 중대재해처벌법 헌법소원의 경우 지정재판부는 속도감 있게 열흘 안으로 결정을 내려 전원재판부에 회부했다.

헌법재판소가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헌법소원의 본안판단에 들어가기로 결정한 만큼 정치권에서도 보완입법 논의가 다시 불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민주당으로서는 중대재해처벌법이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오면 정치적으로 역풍을 맞을 수 있는 만큼 보완입법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붕괴된 광주 HDC현대산업개발 화정아이파크 모습. <연합뉴스>

앞서 올해 2월1일 민주당은 정부와 여당이 제안했던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유예 중재안을 거부한 바 있다.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은 중소기업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2년 더 유예하고 산업안전보건지원청(산안청)을 2년 뒤 만드는 방안을 민주당에 제시했다.

이와 더불어 국민의힘은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또 다른 기구도 만드는 방안도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노동자들의 생명과 산업안전보건지원청 설립을 맞바꿀 수 없다는 명분 아래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중재안을 거부했다.

이를 두고 정부와 여당에서는 민주당의 정치적 명분싸움이 중대재해의 실질적 예방을 위한 대책마련을 희생시켰다는 비판이 나왔다.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올해 2월22일 국회 본청에서 총선공약으로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유예를 내세우며 “저희가 의회 주도권을 되찾아 실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으로 이해해 달라”며 “중대재해처벌법 실행 과정에서 부작용이 예견되고 고통받는 분들의 호소가 있어서 법을 통해 근본적으로 치유하겠다”고 말했다.

더구나 중대재해처벌법에는 위헌요소가 다수 존재한다는 견해도 있어 민주당으로서는 22대 국회에서 보완입법의 필요성을 느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법조계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이 기존 산업안전보건법과 체계적으로 연계되지 못한 부분이 있고 모호한 규정도 있어 입법적 보완에 나서지 않을 경우 위헌 소지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정현희 사법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안보고서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은 내용상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실질적 지배’ 등 모호한 개념을 두고 있어 해석상 다툼의 여지를 많이 두고 있다”고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정 연구위원은 “특히 징벌적 손해배상의 규정의 경우 산업계의 안전보건 의무 위반을 막을 수 있는 실증적 분석이 있어야 한다”며 “부정확한 개념은 위헌소지가 있으므로 입법부에서 보완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또 중대재해처벌법 내부의 모호한 규정뿐만 아니라 처벌의 강도도 기존 형사법과 균형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최수영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2021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대재해는 고의가 아닌 과실에 의해 발생하는데 현행 중대재해처벌법은 고의범죄와 맞먹는 매우 강도 높은 처벌을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연구위원은 “중대재해처벌법은 안전보건의무를 위반해 사망자를 발생시킨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을 내리도록 하는 ‘하한형’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런 규모는 고의범죄인 ‘촉탁살인죄’와 맞먹는 매우 강도 높은 처벌이다”이라며 위헌 가능성을 짚었다.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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