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석유제품 디플레이션 수출…韓 정유·석유화학 더 큰 부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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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금호석유화학그룹
[사진=금호석유화학그룹]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요소가 국제유가 상승과 원유 공급망 우려로 이어졌음에도, 글로벌 석유제품의 수익성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중국이 러시아·이란산의 저렴한 원유를 기반으로 박리다매(薄利多賣) 전략을 펴면서다. 중국은 또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와 손잡고 대규모 석유화학 단지 조성에 나섰는데, 이는 장기 침체에 빠진 국내 석유화학 기업에는 또 다른 부담이 될 전망이다.
 
2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휘발유 수출량은 전월 대비 58%가 증가했다. 경유는 2배가 넘는 125%가 늘었으며, 등유 역시 30%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정제마진(1M 래깅)은 휘발유가 배럴당 1.2달러 내린 16.9달러로, 경유는 1.4달러 내린 13.8달러로 조사됐다. 등유는 2.2달러 내린 11.3달러다. 특히 중국의 수출량이 급증한 경유는 올해 초와 비교해 정제마진이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중국의 석유제품 수출이 글로벌 석유시장의 디플레이션을 가속한다는 것이다. 중국이 박리다매가 가능했던 이유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산, 이란산 원유에 있다.
 
데이터 기업 보텍사(Vortexa)에 따르면 이란은 올해 첫 3개월 동안 하루 평균 156만 배럴의 원유를 팔았는데, 사실상 중국에 독점공급하다 시피했다는 것이 정유업계의 설명이다. 수출 규모도 2018년 3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러시아가 중국에 수출한 원유량은 전년 대비 24% 증가한 1억702억t(톤)에 달한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사우디를 제치고 중국 최대 석유 공급국이 됐다.
 
주요국의 제재를 받는 이 두 국가가 중국에 공급한 원유 가격은 한국이 가장 큰 비중으로 사용하는 두바이유와 비교해 10%가량 저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중국은 경쟁국과의 석유제품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됐다. 
 
중국의 석유제품 박리다매는 당장 국내 기업의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국내 정유4사(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SK에너지, 에쓰오일) 중 가장 먼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에쓰오일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9% 감소한 454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4965억원과 비교해 8.5%가 낮다. 나머지 3개 정유사 역시 급격한 정제마진 하락에 따른 실적악화를 피하기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석유화학 업계도 비상이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이 사우디와 손잡고 대규모 석유화학 단지 조성을 시작하면서다.
 
아람코는 최근 중국 최대 화학섬유 제조사인 헝리페트로케미컬(Hengli Petrochemical)의 지분 10%를 확보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아람코는 지난해부터 중국에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거나 현지 석유화학 기업의 지분을 적극적으로 인수하고 있다.
 
아람코가 중국에 안정적인 원유공급을 책임지고, 세계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단지를 건설해 글로벌 시장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아람코는 안정적인 석유 수출 판로를 확보하고, 중국의 석유화학 기업들은 지분매각을 통해 확보한 현금을 증설에 투자하면서 수출량을 늘릴 수 있게 된다.
 
특히 석유화학의 주원료 중 하나인 나프타 수입가에서 중국 기업들이 한국 기업들보다 우위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화학업체들은 진퇴양난의 현 상황에서 아람코의 중국 협력 업체들의 잠재적 추가 증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원가 경쟁 측면에서 또 한 번 부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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