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직구 싼 것도 옛말…고환율에 美대신 中으로 눈 돌린 소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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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게티이미지뱅크

서울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김수희 씨(31세)는 자칭 ‘스마트 컨슈머(영리한 소비자)’다. 직구 10년차인 그의 소비 철학은 ‘비싼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는 것’이다. 이런 그도 최근 아마존을 통해 노트북을 사려다가 멈칫했다. 당연히 직구가 저렴할 거란 예상과 달리 고금리 장기화 등의 여파로 환율이 치솟으면서, 국내 매장 이용 시와 큰 차이가 없단 걸 알게되면서다. 김 씨는 “배송비와 관세까지 더하니 아마존 직구가 더 비싼 경우도 있다”며 “환율이 오른 만큼 해외 직구는 무조건 쌀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원·달러 환율이 1년 5개월 만에 1400원을 돌파하는 등 강(强) 달러 현상이 심화되면서, 해외 직구가 더 비싼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달러 가치가 오른 만큼, 미국 쇼핑몰 결제금액과 배송비 역시 모두 치솟았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직구족들은 미국 대신 중국과 일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이미 지난해 해외 직구 순위에서도 지각변동은 일어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직구 국가 순위에서 중국(23억5900만 달러)이 미국(14억5300만 달러)을 크게 앞지르며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특히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의 본격 진출로 지난해 중국에서 직구한 금액은 전년 대비 121.2% 폭증한 3조2873억원으로 전체 직구의 절반가량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 속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강달러 현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대책 마련에 한창이다.

먼저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큐텐의 이커머스 그룹인 티몬과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는 디지털·가전처럼 환율 영향이 큰 고가 제품보다 단가가 낮은 식품이나 생활용품 중심으로 상품 소싱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아마존과 전략적 제휴 관계인 11번가는 아마존 측과 협의해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 좋은 상품을 다수 입점시키는 한편 할인율이 높은 품목을 앱·웹 화면 전면에 노출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여행업계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숙박비와 입장료, 식비 등의 경비부담이 커진 탓에 해외여행을 계획하던 소비자들 가운데 여행 포기나 여행지 변경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 김지석 씨(36세)는 “미국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준비하다가 환율 상승으로 인한 경비 부담이 커지면서 신혼 여행지를 물가가 비교적 저렴한 베트남으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이에 일부 여행업계는 달러를 현지 통화로 쓰는 미국·하와이·사이판·괌 대신, 엔저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일본이나 동남아 등으로 마케팅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온라인 여행플랫폼 ‘여기어때’가 올 1월 일본 도쿄에 법인을 설립해 현지 호텔·리조트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다양한 최저가·특가 상품을 내놓고 있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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