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환율 153엔 돌파, 34년 만에 최저 가치…日정부 시장 개입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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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엔 환율을 보여주는 일본 도쿄 시내 전광판사진AP연합뉴스
11일 엔 환율을 보여주는 일본 도쿄 시내 전광판[사진=AP·연합뉴스]

11일 달러・엔 환율이 153엔대를 돌파하면서 약 34년만에 엔화 가치가 최저치로 떨어지자 일본 정부가 외환 시장 개입 가능성을 반복적으로 시사했다.  

이날 일본 공영방송 NHK와 교도통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외환 시장에서 엔화는 한때 달러당 153.24엔에 거래됐다.

일본 정부는 즉각 시장 견제에 들어갔다. 간다 마사토 재무성 재무관은 이날 오전 취재진과 만나 “외환시장 개입 여부와 별개로 모든 사태에 항상 대비하고 있다”면서 “반드시 특정한 수준을 염두에 두고 판단하는 것은 아니지만, 과도한 (환율) 변동은 국민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도 “과도한 움직임에는 모든 옵션을 배제하지 않고 적절히 대응하겠다”면서 시장 개입 가능성을 내비쳤다. 스즈키 재무상은 “재무관과는 빈번하게 연락하며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면서 “높은 긴장감을 갖고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엔화 약세를 부추긴 것은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치를 상회하면서다. 장 초반 151.8엔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던 달러·엔 환율은 CPI 상승률이 예상치를 웃도는 3.5%(전년 동월 대비)로 집계됐다는 발표가 나오자 급등해 152엔을 돌파했다. 미국 3월 CPI 상승률은 지난해 9월(3.7%)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후 달러·엔 환율은 153.2엔대까지 오르며 1990년 7월 이후 약 3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닛케이신문은 미국 CPI 상승률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조기에 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임과 동시에 엔화 가치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또한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당분간 금리를 크게 올리지 않을 것이란 전망 역시 엔화 약세에 일조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닛케이는 “일본은행이 저금리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는 견해도 엔화 매도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상황 속 일본 정부의 개입 가능성도 커졌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달러당 152엔을 ‘방어 라인’으로 설정하고, 이를 넘을 경우 개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시장에서 힘을 얻었다. 지난 2022년에도 일본 정부가 3차례 통화 시장에 개입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여러 차례 엔화 약세를 두고 구두 경고를 했으나 시장에는 변화가 없었다. 지난 9일에도 스즈키 재무상이 “과도한 움직임에 대해 모든 수단을 배제하지 않고 적절한 대응을 취하겠다”며 “강도 높은 긴장감을 가지고 주시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닛케이는 스즈키 재무상의 견제 발언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지금까지와의 발언과 비교했을 때 ‘매운맛’이 부족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엔화 환율 시장에 대한 영향은 제한됐다”고 평가했다.

닛케이는 멈추지 않고 있는 엔저의 주요 원인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배경으로 한 달러 강세에 있어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도 ‘엔고 효과’가 지속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면서, “정부의 혼키(진심)도를 시험하는 시장”이 되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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