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역대 최대 1.9조 순매수…현대차·기아 등 저PBR주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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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역대 최대 1.9조 순매수…현대차·기아 등 저PBR주 '고공행진'
2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외국인투자가들이 사실상 역대 최대 순매수에 나선 덕분에 코스피가 3% 가까이 상승하며 한 달 만에 2600선을 탈환했다. 미국 증시의 기술주 강세로 국내 성장주가 급등했고 정부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을 집중 관리하겠다고 나선 데 따라 자사주 소각에 나선 종목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외인 역대 최대 1.9조 순매수…현대차·기아 등 저PBR주 '고공행진'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2.85포인트(2.87%) 오른 2615.31에 마감했다. 코스피가 260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달 4일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상승 폭도 지난해 11월 6일(5.66%)에 이어 최근 1년간 두 번째로 컸다. 코스피는 이날 강세로 주간 상승률 5.52%를 기록하면서 글로벌 주요국 증시 가운데 1위에 올랐다. 이날 코스닥도 전날보다 2.01% 오른 814.77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 시장의 상승은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주도했다. 특히 외국인은 1조 8950억 원의 매수 우위를 보여 역대 두 번째로 큰 순매수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달 11일 외국인 순매수 금액(2조 2962억 원)이 대부분 삼성전자(005930) 총수 일가의 시간 외 대량 매매(블록딜) 관련 물량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장내 거래로는 사실상 이날이 사상 최대치인 셈이다.

이날은 직전까지 8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벌였던 기관도 6423억 원을 사들이며 코스피 상승에 힘을 보탰다. 개인만 2조 4890억 원을 내다 팔며 차익을 챙겼다. 코스닥도 개인이 내놓은 물량(1532억 원)을 기관(965억 원)과 외국인(613억 원)이 각각 소화했다.

업종별로는 화학(2.38%), 전기전자(1.98%), 기계(2.38%), 운수장비(6.96%) 등 대다수가 오른 가운데 건설업(-1.04%)과 전기가스업(-0.17%)만 내렸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에는 일제히 빨간불이 켜졌다. 삼성전자가 전 거래일 대비 2.17% 오른 7만 5200원에 거래를 마쳤고 SK(034730)하이닉스 역시 1.66% 상승했다. 현대차(005380)기아(000270)는 9.13%, 12.42%나 급등하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62% 뛰어올랐다. 1조 원 넘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발표한 네이버(NAVER(035420))도 주가가 9.38%나 치솟았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에코프로비엠(247540)·에코프로(086520)·HLB(028300) 등 시총 상위 10개 종목이 모두 전일 대비 상승했다.

이날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인 것은 1일(현지 시간) 미국 증시가 기술주 위주로 반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2850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 증시의 성장 추세는 여전히 견조하고 금리 전망은 완화되고 있다”며 “반도체 부문의 실적이 지난해는 39% 하락했지만 올해는 54%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이달 발표하겠다고 알린 점도 증시에 호재가 됐다. 이날도 정부 정책에 발맞춰 자사주 소각, 배당 확대 등 주주 환원 계획을 내놓은 대기업과 금융사들에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몰렸다.

세부적으로는 삼성물산(028260)이 지난달 31일 보통주 781만 주와 우선주 16만 주가량을 소각한다고 공시한 뒤 이날까지 2거래일 동안 7.7% 뛰었다. 기아도 지난달 25일 5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한 뒤 이 가운데 절반을 소각하겠다고 발표한 뒤 이날까지 87% 올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술주의 강세에 힘입어 국내 성장주까지 급등해 한국의 지수도 힘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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