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 전성기의 그림자…미국 소매업계 올해 1조 달러어치 반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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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반품 비율 16.5%, 2019년의 두 배
올해 판매액 5조 달러 상회, 반품액 늘어날 위기
팬데믹 이후 생긴 마구잡이식 온라인 쇼핑 결과
반송비 청구, AI 기술 접목 등 업계 해법 모색

미국 팰로앨토에서 쇼핑객이 사이버먼데이 할인 사이트를 들여다 보고 있다. 팰로앨토(미국)/AP뉴시스

연말 휴일 기간 호황을 누렸던 미국 소매업계가 대규모 반품 위기에 직면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기간 온라인 쇼핑이 전성기를 맞으면서 매출 증가를 기대했지만, 그만큼 고객들의 구매 습관에도 변화가 생기면서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미국 쇼핑객 반품 비율이 20%에 육박하는 상황이어서 올해 소매업계가 1조 달러(약 1295조 원)의 반품 위기에 놓였다고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지난해 미국 쇼핑객의 반품 비율은 16.5%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 반품 비율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액수로는 8170억 달러에 달했다.

올해의 경우 상품 구매액이 5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면서 반품액도 늘어날 전망이다. 리서치 업체 가트너의 톰 엔라이트 애널리스트는 “우린 여기서 1조 달러의 문제를 보고 있다”며 “반품은 모두가 주목하기 시작할 만큼 늘었다”고 말했다.

반품 문제는 최근 4년간 심화했다. 팬데믹 기간 온라인 쇼핑이 크게 늘면서 일단 여러 상품을 구매한 뒤 맞지 않은 것을 반품하는 소비 습관이 자리 잡은 탓이다.

특히 선물이 오가는 연휴가 지나면 반품은 급증했다. 원하지 않은 선물을 받은 사람들이 반품하기 때문이다. 반품 서비스 제공업체 옵토로는 올해 추수감사절부터 내년 1월 말 사이에 1730억 달러 상당의 제품이 반품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품은 단지 상품 가격만큼만 판매 기업에 타격을 주는 게 아니다. 반품에 적용되는 추가 배송비와 창고 보관비, 담당 인건비까지 부담으로 작용한다. 시장조사기관 인마르는 온라인 주문 100달러에 대한 반품을 처리하는데 약 27달러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추정했다. 가트너는 반품이 판매 이윤의 약 50%를 증발시키는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업계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H&M과 자라(Zara)는 고객에게 반품 발송 비용을 청구하고 있다. 갭(Gap)의 캐주얼 브랜드인 올드네이비는 고객이 옷을 구매하기 전 자신과 어울릴지 확인하는 것을 돕는 온라인 도구를 추가했다. 아마존은 자주 반품되는 품목에 대해 구매 전 한 번 더 확인할 것을 경고하고 있다.

페리엘리스와 같은 일부 기업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제품 설명과 권장 사항을 개선하고 반품 가능성이 큰 고객을 상대로 특정 광고를 차단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인다. 페리엘리스를 고객으로 둔 전자상거래 대행사 어콘인텔리전스의 제임스 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우린 누군가 구매하는 것을 멈추게 할 수는 없지만, 반품 가능성이 작아 보이는 잠재 고객에 대한 표적화는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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