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빼고 다바꾼 ‘쿠론’…스테파니백 신화 재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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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론 23FW 프레젠테이션 전경/사진=코오롱FnC
쿠론 23FW 프레젠테이션 전경/사진=코오롱FnC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하 코오롱FnC)의 대표 핸드백 브랜드인 ‘쿠론’이 대대적인 리뉴얼에 나섰다. 그간 백화점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 왔으나 해외 명품 및 신생 디자이너 브랜드 등으로 수요가 분산되면서 변화가 필요해진 까닭이다. 쿠론은 구매력을 갖춘 3544세대를 타깃으로 신규 라인을 출시하고 고객맞이에 나설 계획이다.

코오롱FnC는 6일 쿠론의 리브랜딩을 알리는 23 F/W(가을·겨울) 프레젠테이션을 가졌다. “이름만 빼고 다 바꾼다”는 기치아래 올 초부터 8개월 여간 리브랜딩 작업을 거친 끝에 마련된 자리다.

쿠론은 2009년 석정혜 디자이너가 만든 브랜드로 코오롱FnC가 2010년 인수했다. 이후 쿠론은 국내 여성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핸드백 브랜드 중 하나로 빠르게 성장했다. 고가의 ‘명품백’ 일색이던 패션 시장에 특유의 심플함과 실용성을 유지하며 소재와 디자인을 확장해 나간 것이 성공 비결이었다. 가장 큰 인기를 끌었던 것은 ‘스테파니백’으로 5년 동안 12만 개가 판매됐다.

하지만 3~4년새 분위기가 달라졌다. 백화점들이 명품을 확대하면서 전문 핸드백 브랜드의 입지는 날로 축소되고 있다. 아래로는 온라인 브랜드의 저가 공세가 만만치 않다. 기존 고객들이 돈을 더 보태 명품을 사려는 수요와 가격이 좀 더 저렴하면서도 트렌디한 제품을 찾는 수요로 이탈하면서 위기를 맞은 것. 한때 국내 핸드백 브랜드들이 연매출 1000억원을 찍던 시절도 있었지만 근래 500억원을 넘는 곳은 쿠론을 포함해 손에 꼽힐 정도다.

쿠론이 이번 브랜드 개편 과정에서 가장 신경쓴 부분은 상품 디자인이다. 쿠론은 이번 시즌 컬렉션의 테마를 ‘멘탈 스컬쳐(Mental Sculpture)’로 선정하고 1960년대 모더니즘 시대의 건축물, 조형물, 조각품들에서 영감을 받은 상품을 선보인다. 고객이 자유로운 형태와 기하학적 구조의 상품을 마치 조각품을 관람하듯 감상하고 해석하길 바라는 의미가 담겼다.

쿠론은 신규 고객을 위해 독창적인 분위기의 아이템을 늘리면서도 기존 고객들을 위한 클래식 아이템은 지속 선보일 예정이다. 2534세대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가격대도 20~30만원대의 비중을 60%까지 높이고 명품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고가 라인도 확충할 계획이다. 유통망도 오프라인 중심에서 온라인으로 탈바꿈한다.

이와 더불어 쿠론은 이번 브랜드 개편 과정에서 로고도 이전보다 더욱 간결하고 명확하게 보이도록 바꿨다. 이번 시즌부터 쿠론하면 연상되는 주요 색상을 선정, 패키지부터 상품 전반에 적용하며 달라진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킬 계획이다. 이번 시즌의 색상은 새싹을 연상하게 하는 그린 톤의 버드(bud)다.

구재회 코오롱FnC 상무는 “쿠론은 국내 여성 대표 잡화 브랜드가 될 수 있는 가능성 있는 브랜드”라며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매력적인 브랜드로 다시한번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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