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일상 속에 자리 잡은 ‘드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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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티오 / 전다현 기자] 한국 패션과 미국 패션의 큰 차이점 중 하나는 드레스의 수요가 굉장히 많다는 점이다. 미국 중/동부(백인 층)를 주 타깃으로 하는 패션회사들에게 드레스는 빼놓을 수 없는 메인 아이템이다. 물론 서부, 캘리포니아에도 드레스를 입는 사람들이 많지만 중부나 동부에 비해서 디자인이 더 심플한 편이다.

일전에 백인을 타깃으로 하는 여성복 도매 회사에서 일하면서 세일즈를 담당하던 직원에게 이런 옷들은 도대체 누가 입냐고 물었다. 그 당시 유행하던 퍼프소매 베이비돌 오간자 드레스나 오프숄더 튈 드레스 등은 아무리 봐도 누구를 위해 만들어진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내 질문에 세일즈 직원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자라나 H&M 같은 큰 리테일 스토어가 입점해있지도 않은 미국 어느 시골마을에 사는 사람들이, 그들의 동네에 위치한 작은 부티크 (미국에서 사입한 물건들을 파는 작은 리테일 숍을 의미)에서 이런 옷을 사 입지. 그런 부티크들이 우리 고객이야.”

Altar'd State Online Store 출처
Altar’d State Online Store 출처

한국에서 드레스라고 하면 흔히 파티나 시상식에서 입는 화려한 옷을 생각하지만, 사실 미국에서는 원피스라는 말을 쓰지 않기 때문에 일상 속에서 입는 심플한 원피스들도 드레스에 속한다. 하지만 심플하고 여성스러운 스타일 위주의 원피스가 많은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 판매되는 드레스들은 디테일과 원단이 천차만별이다. 모두가 입을법한 심플한 디자인에서 시작해서 등이 골반 밑까지 파이거나, 러플과 볼륨이 굉장히 많이 들어간 드레스들도 일상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다양한 문화와 인종이 공존하는 만큼 의류 디자인의 범위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알아갈수록 흥미롭다. 예를 들어,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페미닌하고 디테일이 많은 드레스는 백인층에게 더 어필한다. 섹시하고 화려한 스타일의 드레스들은 흑인이나 라틴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

Casual & Day Out

좌: @elseadeliaprivate 인스타그램 출처 / 우: @Kendalljenner 인스타그램 출처
(좌) elseadeliaprivate 인스타그램 출처 / (우) Kendalljenner 인스타그램 출처

길을 걷다 보면 소매 퍼프, 리본/타이 장식, 러플 디테일 등 살짝 과장되어 보이는 터치가 있는 드레스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드레스에 샌들이나 부츠를 매치하여 페미닌하게 입기도 하고, 심플한 스니커즈를 믹스 매치하면 귀여운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여성스러운 플라워 패턴 드레스에 워커를 매치하여 쿨한 스트리트 룩으로 스타일링하기도 한다.

좌: @Billieeilish 인스타그램 출처 / 우: Urban Outfitters online store 출처
(좌) Billieeilish 인스타그램 출처 / (우) Urban Outfitters online store 출처

Prom & Party

Windsor online store 출처
Windsor online store 출처

프롬이나 파티 등 특별한 이벤트가 있는 날에는 더 화려한 드레스를 찾는다. 프롬 드레스는 보통 칵테일파티에 입을법한 롱 새틴 드레스가 기본이며, 튈이나 시퀸 등 더 특이한 원단으로 만들어진 드레스들도 인기가 많다. 파티 드레스를 메인으로 판매하는 리테일 브랜드인 Windsor의 온라인 스토어에 가면, 여성들이 이러한 이벤트를 위해 어떤 느낌의 드레스들을 입는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Night Out

좌: Asos online store 출처 / 우: @Dualipa 인스타그램 출처
(좌) Asos online store 출처 / (우) Dualipa 인스타그램 출처

저녁에 바(bar)나, 클럽 주변에 가면 몸에 붙고 노출이 많은 드레스를 입은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데일리로 입는 드레스는 귀여운 디테일이 많은 반면, 나이트 아웃을 위한 드레스는 좀 더 섹시하고 심플하다. 얇은 숄더 스트랩이 있는 스키니 핏 미니 드레스가 가장 보편적이고, 이외에 특이한 컷아웃이 들어간 드레스나 오픈 백 드레스도 많이 입는다. 등이 깊게 파인 옷에 하이 레그 디자인 속옷을 매치하여 속옷이 보이게 스타일링하기도 하는데, 일반인에게 부담스러워 보이는 스타일링이지만 의외로 클럽에서 종종 보인다.

예쁘고 화려한 드레스는 입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때문에, 미국의 패션 회사들은 끊임없이 새롭고 다양한 스타일의 드레스를 만들어낸다. 여성들은 어떤 이벤트를 위해 드레스를 입기보다는, 드레스를 입는 것 자체를 즐긴다. 오늘 하루, 사놓고 언제입어야 할지 몰라 옷장 속에 오랫동안 모셔놓은 예쁜 드레스를 꺼내 입고 집을 나서보자. 당신의 하루가 그 옷으로 하여금 더욱 행복해질지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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