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리스룩 인기에 웃는 이 브랜드, 시초는 리한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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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F숍에서 판매되고 있는 준지(JUNE.J) 여성라인/사진= SSF숍 갈무리
SSF숍에서 판매되고 있는 준지(JUNE.J) 여성라인/사진= SSF숍 갈무리

패션계에 성별을 넘나드는 젠더리스, 젠더 플루이드룩 바람이 분다. 디자인만 마음에 든다면 남성복, 여성복 구분없이 입는 소비자층이 늘어난 것. 남성복과 여성복간 경계가 흐릿해진 젠더리스룩 열풍을 틈타 인기를 끄는 브랜드가 있다. 특유의 중성적인 디자인의 여성복을 출시한 남성복 브랜드 ‘준지(JUNE.J)’다.

26일 삼성물산 패션부문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남성복 브랜드인 준지의 여성 라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배 이상 늘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운영하는 전문몰인 SSF샵에서도 같은 기간 매출이 2배 이상 성장했다. 준지가 여성복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지 2년만에 이룬 성과다.

준지는 2007년 정준욱 디자이너가 본인의 이름을 따 만든 브랜드다. 파리에 거점을 두고 파리 컬렉션 등에 참여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왔다. 삼성패션디자인펀드(SFDF)의 후원을 받은 것을 인연으로 2012년부터 삼성물산에 소속돼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남성복 브랜드였던 준지가 여성복까지 라인을 확장하게 된 건 팝스타 리한나(Rihanna), 가수 씨엘(CL) 등이 남성복인 준지의 옷을 입기 시작하면서부터다. 특히 2017년 한 행사장에 참석한 리한나가 준지의 오버사이즈 남성 셔츠를 원피스로 활용, ‘하의 실종’ 패션을 연출하면서 화제가 됐다. 남성복도 충분히 여성복으로 소화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됐고 준지는 여성의 몸에 맞는 오버사이즈 셔츠를 제작하면 인기를 끌 것이란 생각에 여성복 시장에 뛰어들었다.

특히 삼성물산 측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 겨울 시즌으로 출시한 준지의 여성 니트와 재킷은 50만~60만원대의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완판에 가까울 정도로 판매율이 높았다. 남성복 브랜드로 시작한 준지가 여성복 시장에서도 성공 가능성을 본 셈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입장에서 보면 3040세대의 구호, 4050세대의 르베이지에 이어 2030 중심의 새로운 여성복 라인을 구축하게 된 셈이다.

준지는 올해 여성 라인 전품목을 대상으로 준지하면 떠오를 수 있는 대표 상품을 개발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제품군도 지난해 출시한 점퍼, 팬츠에서 올해는 코트 및 니트 품목으로 확대한다. 또 준지만의 브랜드 정체성이 담긴 액세서리도 준비중이다.

양재원 준지 팀장은 “10여 년 전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여성 셀럽이 준지를 착용하면서 젠더리스 대표 브랜드로 손꼽혔다”며 “준지만의 고유의 브랜드 정체성을 잃지 않으며 여성 라인을 확장했기 때문에 이같은 성과를 이뤘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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