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귀엽게만 보지마. MINI 에이스맨은 예상외로 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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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뉴 올-일렉트릭 MINI 에이스맨 가속페달을 밟는 만큼 속도가 올라 붙는 에이스맨.

서울의 초봄, 바람은 서늘하지만 햇살은 어느새 부드럽다. 계절의 변화를 제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건 자연. 문득 자연을 느끼고 싶었다. 서울 도심에서 식물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곳들을 얼른 찾았다. 마침 내 손엔 ‘더 뉴 올-일렉트릭 MINI 에이스맨 SE’의 키가 쥐어졌고, 이왕이면 이 친구에게도 자연의 공기를 마음껏 선사하고 싶었다! 에이스맨 SE를 몰고 성북동 북악스카이웨이로 향했다. 목적지는 북악팔각정. 이 차는 과연 그 유명한 꼬불꼬불한 오르막길을 어떻게 타고 오를까? 이름처럼 똑부러지게 나를 이끌 수 있을까?

MINI 특유의 고카트 감각을 그대로 물려받은 전기 SUV는 뒤로 밀리는 일 없이 단단하고 경쾌하게, 마치 자기 몸을 알고 있는 듯 정확하게 길을 타고 올랐다. 전기 모터 특유의 민첩한 응답성과 최대토크 33.7kg·m를 뿜어내는 SE 트림의 힘이 그 순간을 장악했다. 가속페달을 밟는 만큼 속도가 고르게 붙었고, 핸들은 유연하게 굽은 도로를 휘감았다. 전기차 특유의 무음 주행은 숲속을 지날 때 더욱 빛났다. 새소리와 바람 소리 사이로 조용히 흘러가는 차 한 대, 그것만으로도 이 차량의 존재 이유가 설명됐다.

북악팔각정에서 내려다본 서울은 여전히 바빴지만, MINI 안에서의 시간은 느리게 흘렀다. 북악팔각정에 자리한 찻집에서 배도라지차를 마실 때처럼 여유롭고 차분하게…. 묘하게 몸이 가라앉는 기분, 그렇다고 쳐지지는 않은 이 상태를 지키고 싶었다. 언덕길을 다시 내려가는 길, 길상사에 잠시 들러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시 도심으로 들어섰다. 삼청동을 지나 종로 일대를 천천히 흐르듯 달릴 때도, 남산타워를 향해 오르는 경사로에서도 MINI는 그저 매끄러웠다. 마치 서울이라는 도시의 흐름을 그대로 읽고, 내 감정선에 맞춰 속도를 조절해주는 동행자 같았다!

위에서 내려다본 에이스맨의 외관. 다각형의 패턴이 돋보이는 라이트. 매끄럽게 이어지는 외관의 곡선형 디자인. 부드러운 코너링을 선사하는 휠의 귀엽고 다소 공격적인 디자인.

MINI 에이스맨 SE는 MINI 최초의 순수전기 전용 콤팩트 SUV다. 외형은 기존 MINI가 지닌 유쾌한 캐릭터를 그대로 살리되, 더 간결하고 세련된 선으로 다듬어졌다. 팔각형 그릴과 개성 있는 다각형 헤드라이트는 MINI라는 브랜드가 여전히 개성을 놓치지 않았음을 증명한다. 실내는 더욱 간결하고 유니크했다. 100% 재활용 폴리에스터 직물 소재로 꾸며진 대시보드, 세 가지 모들로 연출할 수 있는 시그너처 LED 조명, 그리고 아이코닉한 토글 바까지. 감성적이면서도 실용적인 공간 구성은 MINI를 단순한 탈것 그 이상으로 느끼게 했다.

운전석에 앉으면, 7.1초만에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힘이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차분한 응답감을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속도를 내보면 그 믿음은 곧 감탄으로 바뀐다! ‘작은 SUV’라는 별칭이 무색할 만큼 안정감 있는 주행성능과 부드러운 코너링이 인상 깊다. 특히 북악스카이웨이 정상으로 향하는 경사 구간에서도 급출발이 필요한 상황에서 빠른 응답성과 전륜구동 특유의 직진 안정성은 도심형 SUV로서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 차의 배려는 동승자에게도 분명했다. 뒷좌석 공간은 생각보다 넉넉하고, 트렁크는 기본 300리터에서 2열 시트를 접으면 1,005리터까지 확장된다.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 아래서 비치는 햇살은 차 안을 감각적인 분위기로 채우고, 여유로운 이동을 꿈꾸는 이들의 취향을 만족시키기엔 충분해 보였다. 여기에 옆좌석 전동시트, 마사지 기능, 무선 충전 시스템 등은 내 일상을 한층 더 여유롭고 편리하게 만들어줘 든든했다.

미래적인 디자인의 내부. 동그란 디스플레이와 100% 재활용 폴리에스터 직물 소재로 꾸며진 대시보드. 감각적인 곡선형의 내부 디자인.

주행 중 특히 인상 깊었던 건 ‘MINI 익스피리언스 모드’였다. 총 8가지의 그래픽과 앰비언트 조명이 주는 몰입감은 이 차가 디지털 시대를 사는 운전자들을 위해 얼마나 감각적으로 설계됐는지를 보여줬다. OLED 디스플레이는 원형임에도 터치 반응이 빠르고 직관적이라, 복잡한 설정 없이도 손끝으로 운전 경험을 조율할 수 있었다. 내비게이션은 배터리 잔량을 고려한 최적 경로 안내도 지원해, 전기차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도 안심하고 도심을 누빌 수 있도록 도왔다. 이 차로 주행하기 전 제일 걱정스러웠던 건 배터리다. 배터리는 54.2kWh 용량으로, 완충 시 복합 기준 최대 312km를 달릴 수 있다. 서울 시내에서 하루 종일 돌아다니고도 잔량이 넉넉했다. 급속 충전 시 10~80%까지 약 31분이 걸리는 것도 실용적이다.

MINI 에이스맨 SE는 단순히 전기차 시대에 맞춰 만들어진 SUV가 아니라, 이 브랜드가 자신만의 유쾌함과 주행 감각, 스타일을 어떻게 새로운 시대에 맞게 진화시키는 지에 대한 해답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언덕길에서도 주춤하지 않고, 도심에서도 유연하게 흐르며, 일상의 감각을 한층 더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이 차는 분명, 작은 차 이상의 경험을 안겨줬다. 성북동의 경사로부터 삼청동 골목, 그리고 남산의 풍경까지. 이 차는 그 모든 구간을 마치 한 편의 작은 영화처럼 이끌었다! 속도에 쫓기지 않으면서도 도심 속 리듬에 맞춰 유려하게 흘러가는 그 느낌. 아마도 MINI는 이제, 감성의 새로운 챕터를 전기로 쓰고 있는 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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