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세상에 대해 아름답게 설명하는 여자들의 책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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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이자 여행 작가 이숙명이 펴낸 〈발리에서 생긴 일〉은 그저 휴양지로만 소비되던 발리를 낯설고도 내밀한 시선으로 새롭게 바라본 에세이다. 저자는 발리 섬으로 이주 하여 마주한 요가 리트릿, 사원 탐방, 로컬과의 우연한 만남들, 그 모든 순간을 감각적이고 유머러스한 언어로 풀어낸다. 특히 ‘치유’나 ‘여유’로 포장된 발리의 이미지 너머, 이주민으로서 마주하게 되는 불편함과 사색의 순간을 솔직하게 그려내며 더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 사회를 벗어나 지금 당장 어디론가 떠나, 삶을 변화시키고 싶은 당신에게 추천하는 도서.

빈티지 공간 디렉터 이서윤의 〈오래된 집의 탐미〉는 시간이 만들어낸 집의 결을 통해 삶의 태도와 미감을 성찰하는 에세이다. 오래된 주택을 직접 거닐고 고치며 기록한 이 책은 단순한 건축 탐방기를 넘어 살아 있는 공간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담고 있다. “어쩌면 나란 사람을 고쳐나가듯 어떤 오래된 공간을 리모델링하고 싶었는지도 모르죠.” 저자는 한 채의 집을 마주할 때마다 그 안에 깃든 흔적과 기억에 귀 기울이며, 낡음이 주는 품위와 아름다움을 예찬한다. 오래된 것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이 책은 조용한 풍경 속에서 자신의 속도대로 살아가고 싶은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될 것.

〈언베일〉은 명품 브랜드를 둘러싼 전략, 문화, 소비 심리를 날카롭게 분석한 책으로, 30년간 패션 매거진 〈노블레스〉에서 기자와 편집장으로 머무른 이윤정의 깊이 있는 시선이 담겨 있다. ‘브랜드는 어떻게 사랑받는가’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명품의 역사와 철학, 브랜딩 방식, 한국 시장의 특수성까지 폭넓게 다룬다. 루이 비통, 샤넬, 구찌 등 익숙한 브랜드들이 대중과 어떤 감정적 연결을 구축해왔는지를 들여다 보며, 명품을 단순한 사치가 아닌 이 시대의 상징 언어로 해석한다. 소비와 취향, 정체성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흥미롭고도 통찰력 있는 안내서가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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