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신상 립스틱이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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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 뷰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그레고리스 피르필리스.

에르메스 뷰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그레고리스 피르필리스.

2022년 에르메스 뷰티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된 후 어떤 시간을 보냈나요

완전히 새로운 유니버스에 들어온 느낌이에요. 이곳에 합류한 이후 매일 새로운 아름다움과 마주하고, 이를 통해 에너지를 얻고 있습니다. 에르메스는 그 자체로 문화이자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며,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 그간 보고 배운 것보다 에르메스 뷰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된 이후 많은 것을 경험하면서 제 안에 쌓인 내공의 밀도가 훨씬 높아졌어요.

에르메스와 본인이 지향하는 ‘추구미’ 사이의 연결고리는

‘진정성(Organic)’인 것 같아요. 저는 인위적인 꾸밈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어떻게 아름답게 보여줄지 고민했고, 이런 지점이 에르메스의 결과 맞닿은 거죠.

실키 립스틱 샤인을 형상화한 오브제 위에서 립스틱의 생생한 반짝임을 몸의 움직임으로 표현하는 무용수의 모습.

실키 립스틱 샤인을 형상화한 오브제 위에서 립스틱의 생생한 반짝임을 몸의 움직임으로 표현하는 무용수의 모습.

실키 립스틱 샤인은 어떻게 탄생했나요

에르메스 스카프에 사용되는 실크의 투명함과 부드러움을 립스틱에 담고 싶었어요. 에르메스 실크 메티에와 협업해 실크 시폰의 투명함과 실크 트윌의 유연함, 실크 라메의 광택을 립스틱 포뮬러에 반영했어요. 거울을 보지 않고도 언제나 편하게 바를 수 있을 만큼 부드럽고 가벼운 텍스처를 완성한 후 에르메스 뷰티 오브제 크리에이터 피에르 아르디(Pierre Hardy)와 이를 가장 아름답게 보여줄 수 있는 제스처에 대해 논의했고, 이런 과정을 통해 기존의 립스틱 오브제와 달리 얇고 긴 실루엣의 립스틱 컬렉션을 만들게 됐습니다. 메이크업 포뮬러는 뷰티 크리에이션의 핵심이에요. 이를 바탕으로 오브제를 디자인해야 심미적 실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어요.

무려 열네 가지 컬러로 출시됩니다. 특별히 애착이 가는 셰이드가 있나요

컬러를 구성할 땐 에르메스 하우스의 모든 오브제를 레퍼런스로 활용합니다. 저는 거기에 위트를 살짝 가미하죠. 가령 브라운 톤이 가미된 버건디 레드빛 ‘루즈 아쉬(Rouge H)’는 1925년 에르메스가 자동차용 가죽 액세서리를 만들던 시절부터 있던 컬러예요. 저는 이 아이코닉한 색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우아한 립스틱 셰이드를 만들었어요. 개인적으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컬러는 ‘루즈 브리크(Rouge Brique)’예요. 어스름한 밤하늘 아래 어두워진 테라코타 타일의 대조적 컬러를 연상시키는 짙고 따뜻한 레드 브라운 컬러죠. 히말라야 산봉우리에서 쏟아지는 빛을 머금은 듯 살굿빛이 살짝 감도는 상쾌하고 섬세한 핑크 컬러인 ‘로즈 히말라야(Rose Himalaya)’도 아름답고요.

열네 가지 컬러로 출시된 실키 립스틱 샤인, 9만8천원, Hermès Beauty.

열네 가지 컬러로 출시된 실키 립스틱 샤인, 9만8천원, Hermès Beauty.

실키 립스틱 샤인을 활용한 본인만의 메이크업 팁은

저는 개인적으로 실키 립스틱 샤인을 입술에 바르고 립라인을 따라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린 다음 남은 양을 볼에 터치하는 걸 좋아해요. 그러면 피부에 건강한 혈색이 피어나거든요. 실키 립스틱 샤인을 바를 땐 어떤 경계나 한계를 두지 말고 자유롭게 터치해 보세요!

에르메스 뷰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지금 마음에 품고 있는 비전은

에르메스의 가방이나 옷을 사지 못하더라도 에르메스 뷰티 아이템을 통해 젊은 세대와 브랜드를 연결하고, 브랜드의 정수를 보여주는 것이죠. 그 어떤 경계 없이 순도 높은 컬러와 전문성, 장인 정신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에르메스의 모든 뷰티 오브제와 포뮬러의 가치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역할이에요. 마치 ‘가디언 오브 에르메스’랄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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