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아카데미 상을 가장 많이 수상한 여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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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월 2일 열릴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각 부문의 수상 후보들이 여론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최고 작품상과 감독상, 주연상 외에도 패션 러버들이라면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상이 또 하나 있죠. 바로 의상상입니다. 올해의 의상상 후보는 아래 다섯 팀인데요.

컴플리트 언노운〉의 애리언 필립스 「콘클라베」의 리시 크리스틀 「글레디에이터2」의 잰티 예이츠, 데이비드 크로스만 「노스페라투」의 린다 뮤어 「위키드」의 폴 타즈웰

이쯤 되면 궁금해지는 한 가지가 있습니다. 과연 역사상 가장 많은 아카데미 의상상을 수상한 디자이너는 누구일까요? 주인공은 바로 1950년 영화 〈사랑아 나는 통곡한다〉로 첫 수상한 이래로 총 8번 수상, 35번 후보에 오른 미국 디자이너 에디스 클레어 헤드입니다. 그는 의상상 부문은 물론, 아카데미 역사상 상을 가장 많이 수상한 여성이기도 하죠.

에디스 클레어 헤드

에디스 클레어 헤드

볼륨감 넘치는 뱅 헤어와 동그란 안경이 시그너처였던 에디스는 룩을 입을 때 그만의 철칙이 있었는데요. 바로 세 가지 이상의 색이 들어가지 않는 단순하고 세련된 룩을 완성하는 것이었죠. 1924년, 캘리포니아의 파라마운트 영화사에서 일을 시작한 이후 “파라마운트 영화라면 제가 디자인했을 거예요”라는 말을 남겼을 정도로 영화사의 핵심 인물이었던 그는 근무하는 동안 무려 500편 이상의 영화에 참여했습니다. 그의 손을 거친 수많은 영화 중 빼놓을 수 없는 대표작 몇 개를 살펴볼까요?

〈젊은이의 양지〉 (1953)

에디스 헤드는 조지 스티븐스 감독의 영화 〈젊은이의 양지〉로 1952년 2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번째 의상상 수상했는데요. 에디스 헤드의 의상은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당시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로마의 휴일〉(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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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 헵번을 빼고 에디스 헤드의 의상에 관해 얘기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1954년 에디스 헤디에게 5번째 의상상을 안겨준 〈로마의 휴일〉을 시작으로 그들의 호흡은 당시 영화 산업계는 물론 패션 산업계에도 큰 영향을 끼쳤죠.

〈사브리나〉(1954)

에디스 헤드는 영화 〈사브리나〉로 1955년 제27회 아카데미 시상식 의상상 트로피를 거머쥐었습니다. 이 작품에서 오드리 헵번이 착용한 룩들은 당시 엄청난 유행을 선도하며 ‘사브리나 플랫’, ‘사브리나 팬츠’ 등의 용어를 탄생시켰죠. 유일무이한 ‘오드리 헵번 스타일’이 시작된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이창〉 (1954)

1954년 에디스 헤드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과 영화 〈이창〉에서 의상 디자이너와 감독으로 만나 인연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들은 캐릭터를 반영하는 의상을 디자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었고, 이후 1976년까지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마지막 영화 〈가족 음모〉를 포함한 총 11편의 영화를 함께 작업합니다. 비록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작품으로 아카데미 의상상에 호명되지 않았지만, 그들의 관계를 지금도 많은 이들이 동경합니다.

〈더 스팅〉 (1973)

에디스 헤드는 함께 작업하는 배우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배우의 개성을 최대한 끌어낸 스타일을 완성했죠. 에디스 헤드는 〈더 스팅〉으로 1974년 4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8번째 의상상을 받았고 이후 1981년 생을 마감했지만, 에디스 헤드의 손길이 닿은 반짝반짝한 작품들은 여전히 우리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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