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전 작품이 이토록 사랑 받을 때 감독과 배우는 이렇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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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COMING GV 〈공동경비구역 JSA〉 행사를 맞아 25년만에 모인 주역들. 이영애, 김태우, 이병헌, 송강호 배우와 박찬욱 감독.

HOMECOMING GV 〈공동경비구역 JSA〉 행사를 맞아 25년만에 모인 주역들. 이영애, 김태우, 이병헌, 송강호 배우와 박찬욱 감독.

한 작품이 오래 사랑 받는다는 것은 감독과 배우에게는 어떤 의미일까요? 지난 2월 4일 저녁, 〈공동경비구역 JSA(이하 〈JSA〉)〉 홈커밍 GV가 개최됐습니다. 한국 영화와 콘텐츠의 중흥을 이끌어온 CJ ENM 30주년 기념 비저너리 선정작으로 꼽힌 것을 축하하며 박찬욱 감독과 배우(송강호, 이병헌, 이영애, 김태우)들이 25년 만에 한 자리에 모였죠.

지난 2015년 개봉 15주년을 맞이해 리마스터링 버전이 재개봉한 적은 있지만 영화의 주역들이 한 자리에 모여 GV를 개최하는 것은 최초인 만큼, GV 생중계가 진행된 2개관은 티켓 오픈과 함께 빠르게 매진되어, 2개 관이 추가로 편성되는 등 뜨거운 호응을 얻었습니다. GV 전 진행된 무대인사에서 “관객석을 보니 젊은 관객분들이 많다”라고 이병헌 배우의 소감 그대로 실제로 이 영화를 아마도 스크린에서 보는 경험은 처음일 것이라 짐작되는 젊은 시네필들이 영화 포스터와 초코파이, 군번줄이 든 굿즈를 들고 관객석을 가득 채운 장면 또한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었어요. 한국 영화를 향한 많은 사람들의 지지와 관심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죠. 25년전 〈JSA〉의 미술 감독이었던 〈전,란〉의 김상만 감독을 비롯 제작팀장, 음악감독, 분장 담당 등 제작 크리에이터를 비롯한 관계자와 배우들의 가족들도 현장에 함께 해 감동을 더했음은 물론이고요.

그리고 한국영화사의 아주 뜻깊은 이 순간을 기록하는 데 〈엘르〉가 함께 했습니다. 포토월과 영화 상영 사이에 주어진 짧은 만남이었지만 자신들의 청춘이 새겨진 한 편의 영화를 향한 감독과 배우의 깊은 애정, 그리고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한 ‘좋은 이야기’를 향한 열망을 엿보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죠. 그 기록의 일부를 공개합니다.

당시 대학을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박찬욱은 한국 사회를 살아가며 사회적 문제들에 고민이 참 많았던 청년이었습니다. 그런 문제의식을 대중 영화에서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가 늘 어려운 문제이자 숙제였던 시기였죠. 두 편의 영화의 흥행에 실패하고, 미래가 없을 것만 같은 그런 절망적인 상태에 놓여 있던 그는 이 영화가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니 정말 처절하게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박찬욱(감독)
지금까지도 통용되는 이 영화의 가치 중 으뜸은 ‘사랑’이죠. 인간에 대한 사랑, 그런 근원적인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배우로서 긴 세월 살다 보니 다양한 굴곡을 맞이하기도 하고 몇 번의 ‘화양연화’가 찾아오기도 했는데 제게는 그 첫 번째 화양연화가 〈공동경비구역 JSA〉와 함께한 시간들입니다. 촬영하고 개봉하고 관객들을 만난 그 모든 순간들을 지금도 결코 잊을 수가 없으니까요. -송강호(오경필 중사)
처음으로 남한군과 북한군이 조우하는 갈대밭 장면이 지금도 가장 생생하게 떠올라요. 많은 분들께 웃음을 드렸던 장면이기도 하고, 촬영할 때도 정말 즐거웠거든요. 결과물을 보면서도 흡족함에 많이 웃었던 장면이고요. 항상 이 영화의 몇몇 장면을 생각하면 즐거우면서도 굉장히 애틋한, 그런 어떤 감정들이 한 구석에 늘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병헌(이수혁 병장)

이 작품이 이토록 오랜 시간 사랑 받고 기억된다는 건, 시간을 뛰어 넘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 많다는 뜻이겠지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는 분명하니까요. 〈공동경비구역 JSA〉는 관객들에게도, 제게도 아주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여운을 선사했어요. 저도 관객의 입장에서 함께 고민하고 느끼고 행복해하고 위안을 받았던 작품입니다. -이영애(소피 소령)
〈공동경비구역 JSA〉는 작품성과 흥행성을 두루 갖춘, 소위 의미도 있고 재미도 있었던 흔치 않은 영화죠. 그중 이 작품의 가장 소중한 가치는 한국 영화에서만 다룰 수 있는 소재를 풀어냈다는 점입니다. 당시 저는 연기를 너무나 사랑했던 열혈 청년이었어요. 형들과 누나, 그리고 하균이랑 그토록 매일매일 신나게 촬영장에 걸음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김태우(남성식 일병)


* 「공동경비구역 JSA」 의 주역과 함께 한 인터뷰와 화보 전체 기사는 2월 20일 발행되는 「엘르」 3월호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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