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전체를 뒤흔들어 놓은 인물이 있습니다. 최대 민영 건강보험사인 유나이티드 헬스케어(UHC)의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톰슨을 암살한 26세 남성, 루이지 맨지오니인데요. 그는 4일(현지시각) 새벽 뉴욕 미드타운의 호텔 입구에서 톰슨에게 여러 차례 총격을 가해 숨지게 했습니다. 뉴욕 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맨지오니는 후드 점퍼와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채 호텔 앞에서 톰슨을 기다리고 있었고, 정확히 그에게 총을 쏜 후 자전거를 타고 도주했어요. 뉴욕 한복판에서 벌어진 암살 사건이었습니다.
며칠 동안 맨지오니의 행방은 묘연했습니다. 경찰 당국은 용의자 관련 정보를 제공할 시 1만 달러를 주겠다고 했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놀라웠어요. 수사에 협조할 생각이 없음을 공공연히 언급하는가 하면, 맨지오니의 총격 당시 착장을 따라 입고 다니며 그를 보호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거예요. 맨지오니가 붙잡힐 때까지 검은색 후드 점퍼와 복면, 회색 백팩을 착용한 뉴욕 시민들이 뉴욕 곳곳에서 목격된 이유였습니다.
이처럼 민심이 흉흉한 건 톰슨이 경영하던 UHC 때문입니다. UHC는 보험금 지급 거절 빈도가 업계에서 압도적 1위에요. Ars Technica는 UHC가 보험에 오류율 최소 90%인 AI 모델을 적용했다고 알렸는데, 이에 따르면 대략 지급 신청의 3분의 1은 거절하는 수준입니다. 피해를 입은 미국인이 약 3100만 명에 이른다고 하고요. 시민들은 톰슨의 죽음을 조롱하고 만조니가 잡히는 것을 막았습니다. 그 사이 미국 보험회사 CEO들은 홈페이지 등에 공개된 사진을 내리고, 보험 약관을 조금씩 변경하기 시작했어요. 이를테면 앤섬 블루 크로스 블루 실드는 보험 가입자들이 수술을 받을 때 일정 시간을 넘길 경우 마취제 보험 처리를 하지 않겠다던 결정을 철회했습니다.
시민들의 비호에도 맨지오니는 5일 만에 붙잡혔습니다. 그가 마스크를 내린 순간 맨지오니임을 알아 본 맥도날드 직원의 신고 때문이었어요. 맨지오니가 체포될 때 갖고 있던 선언문에는 미국 의료 체계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담겼는데요. 여기엔 “미국의 의료 시스템은 세계에서 최고로 비싸지만 기대 수명은 약 42위”, “이 기생충(건강보험사)들은 당해도 싸다”라는 말들이 적혔죠. 맨지오니가 톰슨에게 쐈던 세 발의 총알 탄피에 새겨진 단어 ‘Deny’, ‘Defend’, ‘Depose’만 봐도 그가 총을 든 목적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 단어들은 앞서 미국 보험회사들의 보험금 지급 거절 논리로 쓰였거든요. 이 중 ‘Depose’는 원래 ‘Delay’지만요.
알려진 바로 맨지오니는 2022년 허리를 다치며 척추에 나사를 박는 수술을 했고, 사회 활동도 어려워졌습니다. 엄청난 부상에도 보험금 지급을 거부당한 것이 그의 암살 동기로 보여요. 여기서 그의 성장 배경에 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맨지오니는 미국에서 전형적 엘리트 코스를 밟은 인물이었습니다. 대대로 유복한 집안에서 자라 명문 고교와 대학을 졸업, 2023년까지는 데이터 엔지니어로 일했죠. 그런 맨지오니가 암살을 시도할 만큼 미국의 의료 체계가 엉망진창이라는 방증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어찌 됐든 맨지오니는 이 사건을 통해 영웅으로 추앙 받는 분위기입니다. 그를 신고한 맥도날드 점포는 별점 테러를 당하는 중이고, 범행 당시 맨지오니가 멨던 가방 회사 CEO까지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경찰에 “맨지오니의 가방이 우리 회사 브랜드인 것 같다”라고 했다는 이유죠. 현재 맨지오니가 있는 교도소의 수감자들까지 그를 석방하라고 외치고 있고요. 맨지오니의 법정 비용을 대겠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여기서 갑자기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등장하는데요. 그는 맨지오니가 체포 당시 갖고 있던 선언문을 인용하며 ‘미국인의 건강과 삶의 질 개선에 비만치료제 가격을 크게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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