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수면을 위한 조건으로 무엇을 꼽을 수 있을까. 적정한 온도와 습도 혹은 완벽한 어둠 같은 요건과 더불어 ‘개인적이고 독립적인 수면 환경’을 중요하게 여긴다면 당신은 한국인의 보편적 수면 니즈를 가진 것이다. 이케아는 지난 10년간 행복한 집의 비결을 담은 ‘라이프 앳 홈’ 보고서를 발표하며 집생활에 대한 호기심 어린 연구를 이어왔다. 올해 발표된 2024년 보고서에서는 한국인의 휴식과 수면에 관한 흥미로운 대목이 발견된다. 한국인 응답자 10명 중 4명이 집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을 가장 즐겁게 느끼며, 집에서 일이나 취미 · 정리정돈 등 생산적인 활동을 하는 ‘더하기’보다 조용히 여유를 즐기는 ‘덜하기’를 원한다는 것. 또 58%의 한국인 응답자는 ‘긴장을 풀고 편히 쉴 수 있는 곳’을 이상적인 집으로 생각하는데, 이는 전 세계 조사 결과인 43%를 한참 웃돈다. 이에 반해 현재 집생활을 긍정적으로 여긴다고 답한 전 세계 응답자는 60%, 한국의 응답자는 43%에 그친다. 조사 대상 국가 중 두 번째로 낮은 순위다. 어떻게 하면 우리는 더 완벽하게 쉴 수 있을까? 나아가 집에 있는 시간 동안 좀 더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까? 잠과 휴식에 진심인 이들의 집을 찾아 문을 두드렸다. 수면으로 채우는 인생의 3분의 1을 더욱 만족스럽게 보내기 위한 방법을 묻고 생각했다.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 집입니다
제게 집이란 ‘온전히 쉴 수 있는 곳’이에요. 일을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는데, 그 시간을 관통하며 구한 의미죠. 이전에는 일에 대한 열정이 넘쳐 쉼과 일을 구분 짓지 못할 때가 많았어요. 언제부터인가 그런 패턴이 이상을 지치게 만든다는 걸 알고, 집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일과 쉼을 차단하는 연습을 했어요.
다양한 레이어를 지닌 삶을 살고 있습니다. 누데이크의 브랜딩 헤드이자 네 권의 책을 펴낸 작가이기도 하고, 아트 디렉터죠. 바쁜 일상의 틈에서 찾아낸 쉼의 노하우가 있을까요
얼마 전 간단한 다구를 구입했어요. 저녁에 차를 내려 마시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좋은 휴식을 위한 도구는 매번 바뀌어요. 어떤 때는 책에 깊이 빠지고, 또 어떤 때는 재미있는 드라마에 매료되기도 하죠. 휴식을 의식하려고 노력해요. ‘종일 열심히 일하고 맘껏 쉴 수 있어 행복하다’는 생각을 종종 되새기면 자신에게 너그러워질 수 있더라고요.
침실도 단출해요. 오롯이 휴식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보입니다
20대 초반, 처음 제 방을 가졌을 때는 뭘 엄청 꾸미곤 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꾸밈새에 쉽게 질렸고, 사실은 물건이 꽉 들어찬 느낌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깨닫게 돼 이 침실에는 최소한의 물건만 뒀어요.
그럼에도 지금 침실에서 개선하고 싶은 게 있다면
큰 도로변에 침실이 배치된 집이라 가끔 소음이 들리거나 생각이 많아 스트레스를 받으면 숙면하지 못하곤 했어요. 자세가 좋지 않아서 목이 편하지 못하면 잠을 설치는 경향도 있어서 이런저런 베개를 많이 써본 것 같습니다.
매거진 기자에서 프리랜서를 거쳐 지금의 커리어를 갖기까지 겪은 다양한 라이프 사이클을 통해 얻은 당신만의 수면 노하우가 있을까요
노하우는 아니지만, 결혼 전에는 불면증이 있었어요.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새벽까지 잠 못 들곤 했어요. 자기 전에 동네 바에 가거나 냉장고에 늘 와인이 구비돼 있었죠. 그런데 남편이 일상에 들어온 뒤로 잠이 잘 옵니다. 참 신기해요. 제게는 ‘안정’이 이런 모양인 것 같아요. 집 밖에서 무슨 일이 있었어도 집에 들어오면 마음이 편안해져 푹 잠들 수 있는 것.
이케아는 ‘라이프 앳 홈’ 보고서에서 완벽한 수면을 위한 니즈를 여섯 가지로 꼽습니다. 안락함, 소리, 정리정돈, 온도, 실내 공기, 조명이죠. 최적의 수면을 위해 당신 침실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는 무엇인가요
적절한 침구와 조도예요. 잠잘 때 옅게 불을 켜둬야 잠이 잘 오는 사람들도 있더라고요. 저는 작은 빛이나 소리에도 잘 깨기 때문에 잠들기 직전에는 모든 불빛을 차단해야 해요. 목에 잘 맞는 베개도 중요하게 생각해서 서로 다른 종류의 베개를 서너 개쯤 구비하고 있죠. 잠에 잘 못 들 때는 베개를 교체하기도 해요. 계절에 맞는 푹신하고 감촉 좋은 이불도 중요하고요.
이케아와 함께 더 나은 수면 환경을 위한 솔루션을 진행했어요. 특히 기대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진행 과정에서 구체적인 질의응답을 통해 다양한 물건들로 솔루션을 제공받았어요. 상세하고 섬세한 인터뷰 후에 제품 제안서를 받았을 때 ‘어쩌면 수면의 질이 올라갈 수도 있겠는걸’ 하며 기대하게 됐고, 실제로도 그렇게 됐습니다.
기대를 충족시킨, 만족스러웠던 제품이나 기능을 꼽는다면
차도에서 들리는 소음도 해결책이 있을 것 같지 않아 답변하지 않았는데, 소음을 차단해 주는 방음 커튼이 있더라고요. 물론 극적인 변화는 아니지만 확실히 도움이 됐어요. 기존에는 침실에 조명을 두지 않았는데 빛의 온도와 밝기를 리모컨으로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전구나 조명도 무척 유용합니다. 잠들기 직전에 불을 끄기 위해 움직이다 잠이 깨기도 했는데, 이젠 머리맡에 리모컨을 두고 필요할 때마다 가만히 누워 조도를 낮추고 잠에 빠져들죠. 신세계예요.
달라진 침실 환경이 가져온 일상 속 변화가 있을지
이케아의 구스 이불은 꽤 푹신하고, 기분 좋게 바스락거립니다. 저희 집 고양이가 요즘 침대에서 나오지 않아요. 이 이불에 푹 빠져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 게 즐거워요.
[노트펫] 늦잠을 자고 싶었지만 강제로 깨운 엄마 때문에 흑화해버린(? ) 리트리버의 사연을 지난 21일(현지 시간) 미국 동물전문매체 퍼레이드펫츠가 소개했다. 매체에 따르면,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살고 있는 수컷 골든 리트리버 '듀크(Duke)'는 아침에 엄마를 만나는 일이 그리 반갑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