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에 수입차 1위 바뀌나…벤츠 뒷심이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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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입차 시장 1위를 두고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다시 한번 맞붙었다. 지난 7년간 벤츠가 선두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10월 누적 판매량에서 BMW가 앞서가며 8년 만에 수입차 시장의 왕좌가 바뀔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양사는 신차부터 구형 모델까지 주요 차종을 파격 할인하며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있다.

1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자료를 보면 BMW는 올해 10월까지 국내에서 6만2514대를 판매하며 같은 기간 벤츠(6만988대)를 앞섰다. 다만 양사의 올해 누적 판매량 차이는 1500대 내외로 순위는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다. 지난해에도 11월까지 BMW가 앞서가다 마지막 한 달간 벤츠가 물량 공세로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순위를 뒤집은 바 있다.

BMW는 2015년 이전까지 국내 수입차 시장 선두를 지켜왔으나 이듬해부터 벤츠에 1위를 내주면 7년째 2위에 머물렀다. 2018년 EGR(배기가스 저감장치) 리콜과 연이은 화재 사건으로 타격이 컸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3시리즈, 5시리즈 등 브랜드의 스테디셀러 차종이 꾸준히 인기를 끌면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달 BMW는 신형 5시리즈를 한국 시장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다. 6년 만에 선보이는 주력 차종의 완전 변경 모델을 한국에서 출시한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한국은 중국 다음으로 전 세계에서 5시리즈가 가장 많이 팔리는 시장이다. 게다가 이번 신형 5시리즈는 순수전기차 i5를 동시에 출시하며 전기차 라인업도 강화했다.

BMW가 신형 5시리즈 모델의 출시와 더불어 구형 모델의 할인 폭을 늘리면서 연말 할인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BMW는 신형 5시리즈를 모델에 따라 300만~500만원 할인해주기로 했다. 지난달 출시한 신차 할인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올해와 내년 판매 목표치를 달성하겠다는 BMW의 공격적인 마케팅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벤츠도 막판 뒷심을 올리기 위한 반격에 나선다. 벤츠는 연말까지 두 달간 신형 GLC 쿠페 완전 변경 모델부터 GLA, GLB, GLS 등 8종의 신차를 투입한다. 또 다른 전략은 국내 소비자의 선호도를 반영한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다. 전날 벤츠는 준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LE 쿠페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PHEV)을 출시했다.

올해 10월까지 벤츠와 BMW의 친환경차(전기차·HEV·PHEV) 판매량을 보면 벤츠의 압승이다. 전기차 판매량은 벤츠 6703대, BMW 6391대로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았지만, PHEV를 포함한 하이브리드(HEV) 판매량에서는 벤츠가 3만130대로 BMW(1만675대)를 3배 이상 앞섰다.

또한 벤츠는 대표 차종인 E클래스의 할인 폭을 늘려 화력을 보탠다. 이달 벤츠는 E클래스의 모델 가격별로 10% 내외를 할인한다. 내년 상반기 풀체인지 모델 출시를 앞두고 구형 모델에 대한 적극적인 할인 정책을 편다는 복안이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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