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코리아가 최근 출시한 신형 카이엔이 ‘배기관 옵션 누락’ 논란에 휩싸였다. 수백만 원을 내고 별도로 산 배기관이 제대로 장착되지 않은 모델이 출고되면서, 소비자 사이에서 “이건 사기 같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포르쉐가 지난 8월 출시한 준대형 스포츠실용차(SUV) 카이엔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모델은 ‘짙은 청동색(다크 브론즈) 배기관을 포함한 스포츠 배기 시스템’ 옵션이 신차에 적용되지 않은 채 출고되고 있다.
이 옵션은 차량의 배기 성능은 물론 차량 뒷면 디자인을 돋보이게 하는 것으로, 카이엔 신차 구매자 대부분이 선택하고 있다. 가격은 380만원에 달한다. 배기 시스템과 별도로 다크 브론즈 색상의 배기관 옵션만 선택해도 80만원을 내야 한다.
카이엔 배기관 옵션 누락 문제는 현재 포르쉐 관련 동호회 등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신형 카이엔 차량이 고객에게 인도되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신형 카이엔을 인도받은 한 소비자는 “옵션으로 선택한 이중 구조의 스포츠 배기관이 아닌 한 겹의 일반 배기관이 달린 채 출고됐다”며 “포르쉐코리아가 관련 사실을 미리 고지하지도 않아, 개인적으로 확인하지 않았으면 모르고 그냥 지나갔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소비자는 “고객이 돈을 내고 선택한 사양을, 회사가 말도 없이 몰래 다른 것으로 바꿨다면 사기”라며 “포르쉐가 보상하던, 제품을 제대로 바꿔주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카이엔은 포르쉐의 대표 모델 중 하나로, 국내에서도 매년 수천 대가 팔리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9월 포르쉐 판매 대수는 900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이상 급증했다. 이 중 카이엔 판매량은 3796대로 전체의 42%를 차지했다.
카이엔 가격은 1억3300만원부터 시작하며, 주요 옵션을 포함하면 1억5000만원을 훌쩍 넘기게 된다. 최상위 트림인 카이엔 터보 GT 모델은 가격이 2억6200만원 이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만 유독 신형 카이엔 배기관 옵션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며 “포르쉐코리아가 싼 걸로 바꿔치기 하고 중간에서 마진을 가로챈 건 아닌지 의심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했다.
한편, 신형 카이엔 옵션 누락 논란에 대해 포르쉐코리아 측에 문의했으나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