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005380)·기아(000270)는 중동에서 2030년께 총 55만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20일 제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오는 21~25일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다.
현대차그룹이 밝힌 중동 판매 목표는 현대차 2032년 35만대, 기아 2030년 21만대다. 올해부터 중동 시장에서 연평균 약 6.8%씩 판매를 늘려 2030년께 20%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동에서 약 229만대 차량이 판매됐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18만2934대, 기아 14만1505대를 판매해 8.0%, 6.2% 점유율을 기록했다.
현대차·기아는 코로나19 유행이 꺾이면서 2021년(32만9640대)을 기점으로 연간 30만대 수준의 판매량을 회복한 이후 올해까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3분기 현대차는 중동에서 16만2655대, 기아는 11만8442대 등 총 28만1097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2%(현대차 17.7%, 기아 9.7% 증가) 성장했다.
특히 중동 최대 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자동차 시장 성장이 눈에 띈다.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판매된 자동차는 64만대에 달한다. 2030년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자동차 시장은 2014년 수준(80만대)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약 5만2000대를 판매, 약 11만4000대 판매량을 올린 도요타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아는 약 2만1000대를 팔았다.
가격 경쟁력과 상품성, 현지 시장에 특화된 사후 서비스(A/S)가 현지 판매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현대차·기아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점검과 정비, 수리 등이 가능한 A/S 네트워크를 70개 이상 갖추고 있다. 이는 현지 자동차 업체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현대차·기아는 중동 시장 확대를 위해 전동화, 커넥티드카 서비스, 딜러 채널 다각화 중심의 중장기 전략을 수립했다. 현대차는 다양한 차급의 전기차를 투입해 2027년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2배 이상 늘리고, 2032년 중동 전체 판매 물량 가운데 전기차 비중을 15% 이상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아울러 픽업트럭, 소형 MPV(다목적차량) 등 기존에 운영하지 않았던 모델을 판매하고 우수 딜러 육성에 집중해 내실을 강화할 계획이다. 기아 역시 올해 4개 전기차 모델을 향후 11개까지 확대하고, 전기차 전용 마케팅 및 쇼룸 전개 및 서비스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고객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중동은 현대차와 기아가 거의 반세기 전부터 진출한 시장으로서 대한민국 자동차가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준 곳”이라며 “오랜 전통을 가진 자동차 시장이자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부각되는 중동에서 지속적인 성공 스토리를 써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