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인들은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더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통계적으로 입증된 사실입니다.”
18일 노르웨이 퇸스베르그에 있는 노르웨이 시민보호국(DSB)에서 만난 마리트 엔드레센 DSB 부국장은 이같이 말했다. 국민들 사이에서 전기차 안전에 대한 우려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엔드레센 부국장은 “전기차는 오히려 내연기관차에 비해 화재 발생 빈도가 낮다”고 강조했다. DSB에 따르면 지난해 노르웨이 디젤·가솔린차의 차량당 화재 비율은 0.0319%다. 반면 전기차의 차량당 화재 비율은 일반차의 8분의 1 수준인 0.0036%에 불과하다.
안전에 대한 우려가 상대적으로 작은 덕분에 노르웨이에선 전기차 보급 속도가 빠른 편이다. 전체 등록차량의 20%가 전기차일 정도다. 올 8월까지 판매된 전기차는 7만672대로 전체 차량 판매 대수(8만5157대)의 83%에 이른다. 같은 기간 전기차 판매 비중이 8.7%에 그친 한국보다 선호도가 훨씬 높다.
욘 에리크 홀스트 DSB 지역사회 안전 및 비상 대비국 부서장은 “노르웨이에선 집마다 전기차 충전기가 구비돼 있다”며 “전기차 화재가 가끔 발생하지만 시민들의 인식에는 큰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노르웨이는 2025년부터 신차의 100%를 전기차로 보급하는 걸 목표로 정책을 펼치고 있다. 또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차량일수록 자동차 구매세를 더 많이 무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해 왔다.
전기차 화재에 대비한 정책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새 규정을 만들어 개인이 직접 전기차 충전기를 구매해 집에 설치하지 못하게 했다. 전문가가 설치했다는 것을 문서로 증명하지 않으면 차후 보험금을 받지 못하게 한 것이다. 엔드레센 부국장은 “앞으로도 전기차 안전 문제를 계속 주시하며 제도 정비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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퇸스베르그=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