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 벤츠 소형 세단 전기차에 대해 고객들은 앞으로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선택할 수 있다. 디자인은 내연기관 차량과 차별화를 위해 미래지향적으로 설계될 것이며 이 회사의 상징인 ‘삼각별’이 차량 곳곳에 들어갈 것이다.
지난 4일(현지시간) 본지는 독일 뮌헨에서 열린 2023 IAA 모빌리티쇼에서 마르쿠스 쉐퍼 메르세데스 벤츠 최고기술책임자(CTO)와 고든 바그너 최고디자인책임자(CDO)를 만나 향후 벤츠 전기차의 방향성에 대해 인터뷰했다. 이번 모빌리티쇼에서 공개한 전기차 ‘콘셉트 CLA 클래스’가 미래 벤츠 전기차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했다는 게 두 사람의 설명이다.
배터리 선택·전고체 배터리 관심↑…쉐퍼 CTO
내년 말 출시 예정인 콘셉트 CLA 클래스는 트림이 두 개로 나뉜다. 저가 트림에는 LFP 배터리가 들어간다. 반면 고가 트림에는 NCM 배터리가 탑재된다. 각각 1회 충전 시 500·750㎞(WLTP 기준)를 주행할 수 있다. 쉐퍼 CTO는 “미래에도 우리는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줄 것이다”라며 “가격에 민감하고 주행거리에 둔감한 고객들은 LFP 배터리를 선택하고 주행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고객은 고가 트림을 구매하면 된다”고 밝혔다.
한국 업체(SK온·삼성SDI·LG에너지솔루션 등)와의 협력을 묻는 과정에선 ‘전고체 배터리’에 관심을 보였다. 그는 “최근 삼성의 전고체 배터리 개발 얘기를 들었고 이에 관해 관심을 갖고 있으며 여러 부문에서 협력 논의가 오가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이 깜짝 발표한 ‘소형 G바겐 전기차 출시’에 대해선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이 아니라고 쉐퍼 CTO는 선을 그었다. 그는 “완전 별개 플랫폼을 사용하게 될 것이며 40년 전통을 이어 온 모델인 만큼 또 하나의 브랜드로 확장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방한한 올라 회장은 초고속 충전기를 한국에 설치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쉐퍼 CTO 측은 2024년 말까지 국내 첫 충전소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이 충전기는 최대 400㎾까지 충전 속도를 제공한다. 벤츠 이외 브랜드 전기차도 충전할 수 있다.
“전기차다운 디자인 추구할 것” 바그너 CDO
벤츠 전기차 디자인은 앞으로도 ‘내연기관 차량과의 차별성’에 주안점을 두고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바그너 CDO는 EQ(벤츠 전기차 브랜드) 모델들이 미래지향적으로 보여 적응이 어려울 수 있으나 “이것을 의도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기차를 고속열차에, 내연기관 차량을 일반 기차에 비유하며 “차별화 자체를 부각했으며 의도적으로 디자인을 바꾼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와 내연기관 차량 고객층이 다르다는 점도 디자인 고려 요소였다고 그는 밝혔다. 그는 “얼리어답터 성향을 가진 고객들이 전기차를 구매하는 데, 마치 애플워치같은 스마트워치로 받아들인 것”이라며 “이와 달리 내연기관 S클래스 고객들은 보수적이며 전통적인 크로노 워치를 구매하는 성향을 가진다”고 했다.
바그너 CDO는 콘셉트 CLA 클래스에서 보이는 2510개의 ‘삼각별’에 대해선 벤츠만의 가치를 확고히 하기 위해 의도한 디자인이라고 했다. “전면부 라이트 부분같이 의도적으로 삼각별을 넣은 것은 메르세데스 벤츠의 ‘시그니처’를 확고히 하고자 한 것”이라며 “멀리서 봐도 벤츠 차량임을 알 수 있게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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