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기아 대리점과 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13일부터 EV9의 일반형 모델인 ‘어스 트림’과 ‘에어 트림’의 공식 판매가 시작된다. 고속도로 부분 자율주행(HDP) 기능이 적용되는 고성능 ‘GT-라인’ 트림은 9월 이후 판매된다. 선택 사항으로 판매되는 HDP의 가격은 750만 원으로 책정됐다.
이번 EV9 출시를 두고 차량의 상품성 못지않게 국산차 브랜드 중 최초로 적용되는 FoD 서비스의 호응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아는 출시일에 맞춰 일종의 앱 마켓인 ‘기아 커넥트 스토어’를 개설할 예정이다. 여기서 원하는 특정 기능을 구독하면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통해 해당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EV9에 적용되는 구독 상품은 세 가지다.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2(원격 주차나 출차, 주차 보조 지원) △라이팅 패턴(디지털 패턴 라이팅 그릴에 다섯 가지 그래픽 표현) △스트리밍 플러스(영상과 고음질 음원 콘텐츠 제공) 등이다.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2의 경우 평생 이용권 50만 원, 월간권 1만2000원, 연간권 12만 원 등의 방식으로 판매된다.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와 구독 서비스 부문이 주요 수익 창구로 거듭날 수 있을지 시험할 방침이다. 기아는 지난달 ‘CEO 인베스터데이’ 행사에서 주행보조기술(ADAS) 상품으로만 EV9 한 대당 270만 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신기술·서비스가 차례대로 상용화되면서 완성차 판매와 함께 추가적인 대당 매출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은 일찌감치 소프트웨어 부문을 경쟁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2020년 2월부터 온라인 세일즈 플랫폼 ‘메르세데스벤츠 미 스토어’를 통해 내비게이션 패키지 등 구독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BMW코리아도 ‘BMW 커넥티드 드라이브 스토어’를 통해 원격 시동 등의 소프트웨어(SW)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신차 소비자의 구독 서비스 채택률(평균)이 30%라고 가정할 때 글로벌 시장에서의 서비스 부문 영업이익은 1180억 달러(약 155조64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12개 업체(상위 11개 완성차 제조사+테슬라)의 2019∼2021년 연평균 영업이익 1090억 달러를 뛰어넘는 수치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차량 조립보다 수익성이 높은 소프트웨어, 서비스 부문 성장을 위해 자동차 브랜드들은 자율주행 기술과 인포테인먼트 기능 개발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