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가 올해 1분기(1~3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최대 실적으로 2개 분기 연속 신기록을 이어갔다. 특히 높은 영업이익 성장률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률은 처음으로 10%를 돌파해 현대차를 압도했다.
기아는 26일 컨퍼런스콜 기업설명회를 통해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23조6907억 원, 영업이익은 2조874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9.1% 증가하는 동안 영업이익은 78.9% 늘어나 전반적인 수익성 개선까지 이뤄낸 모습이다. 영업이익률은 12.1%다. 사상 처음으로 10%를 돌파하면서 현대차(영업이익률 9.5%)까지 넘어섰다. 영업이익률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 최고 수준이다.
기아 관계자는 “견조한 수요가 유지된 가운데 생산 정상화와 가용 재고 확대로 판매가 증가했고 고수익 모델 중심 판매에 따른 판매 가격 상승과 인센티브 절감 등 수익구조가 개선된 가운데 우호적 환율 영향이 더해져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신차 판매량은 국내에서 전년 동기 대비 16.5% 증가한 14만1740대, 해외는 11.1% 늘어난 62만6511대로 집계됐다. 글로벌 시장에서 총 76만8251대를 판매해 12.0% 성장한 실적을 기록했다.
국내 판매는 부품 수급 개선에 따른 생산 정상화로 카니발과 스포티지, 쏘렌토 등 수요가 높은 RV 차종 중심으로 판매가 증가했다. 차량용 반도체 부품이 부족했던 작년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쳤다. 해외 판매는 공급 개선에 따른 가용 재고 증가가 판매 확대로 이어졌다. 미국 시장에서는 주력 RV 차종 판매가 늘었고 인도에서는 현지 공장 3교대 전환에 따른 물량 증가와 신형 스포티지, 카렌스(인도 전략 모델) 등의 신차효과도 강하게 나타났다.
친환경차(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전기차) 판매량도 눈여겨 볼만하다. 하이브리드 모델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기아 친환경차 판매량이 21.1% 늘어난 13만3000대를 기록했다. 전체 판매대수 중 친환경차 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2.3% 늘어난 18.1%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7만1000대로 40.1% 증가했고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은 2만1000대로 32.8% 늘어난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전기차 판매량은 4만1000대로 5.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드 첫 전용 전기차 모델인 EV6가 본격적으로 판매에 돌입하고 신형 니로 전기차까지 투입됐지만 실적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주요 전기차 시장인 서유럽과 미국 판매가 줄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향후 전망의 경우 불안한 국제정세에 따른 원자재 가격 변동성 심화, 고금리와 고물가로 인한 구매 심리 위축 등 불안정한 대외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구조적으로 자리매김한 선순환 체계 강화가 지속될 것으로 기아는 전망했다. 특히 2분기를 연간 자동차 판매 사이클 최성수기로 보고 생산량과 판매를 극대화해 글로벌 대기 수요를 빠르게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주요 차종으로는 브랜드 두 번째 전용 전기차 모델인 EV9를 국내에 선보이고 전기차 시장 공략에 힘을 싣는다는 계획이다. 중국에서 생산하는 세 번째 전용 전기차 EV5에 대해서도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기아 측은 “고금리와 고물가 추세, 국제적 긴장 상황 등이 이어지고 있지만 성수기 진입에 따른 판매량 확대와 고수익 중심 판매 믹스 개선, 성공적인 신차 출시 등에 힘입어 수익을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