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개월 기다려야 받는 캐스퍼… 2교대 전환 앞두고 현대차 고민 깊어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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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211일에 걸친 노사갈등을 잠정합의로 일단락지었지만,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구조적 과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다. 경형 전기 SUV ‘캐스퍼 일렉트릭’의 폭발적인 글로벌 수요로 최대 28개월의 출고 대란이 빚어지는 가운데, 연간 10만 대 생산체제로의 도약을 위한 ‘2교대 근무 전환’과 단일 차종 의존 구조를 탈피할 ‘신차 물량 확보’가 당면 현안으로 떠올랐다.
211일 농성 끝 잠정합의…노조 제도화가 핵심
GGM 노사는 지난달 29일(2026년 10월 29일)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2019년 광주시·현대차·광주은행 등이 약 2,300억 원을 투자해 설립한 합작법인인 GGM에서 노사는 노조활동 보장과 처우 개선을 두고 약 2년 6개월간 충돌해왔다. 2025년 11월부터 시작된 천막농성이 211일까지 이어졌고, 삭발과 부분파업, 18일간의 단식투쟁까지 거듭되다 이번 잠정합의로 농성이 종료됐다.
이번 잠정합의의 핵심은 노조활동의 제도적 보장이다. 구체적으로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연 2,700시간, 사내 노조 사무실 제공, 2027년부터 설·추석 귀향비 및 하계휴가비 90만 원 인상, 단체협약 체결에 따른 상생지원금 50만 원 지급, 상생협력기여금 지급 기준 일부 개선 등이 포함됐다. 다만 이번 잠정합의는 조합원 찬반투표와 최종 단체협약 체결이 남아 있는 상태다.
캐스퍼 일렉트릭 출고 대란…28개월 대기의 구조적 원인

GGM이 전량 생산하는 캐스퍼 일렉트릭의 국내 인도 대기 기간은 인기 트림 기준 최대 28개월에 달한다.
해외에서 ‘현대 인스터(INSTER)’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캐스퍼 일렉트릭이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소형 전기차로 가격 경쟁력을 인정받으면서, 현대차와 GGM이 2026년 생산 목표인 약 6만1,000대 중 75%에 해당하는 약 4만6,000대를 수출 물량으로 우선 배정한 결과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42kWh 또는 49kWh NCM 배터리를 탑재하며, 해외 기준 WLTP 주행거리는 배터리·트림에 따라 약 300~355km 수준이다. 국내 복합 주행거리는 49kWh·15인치 휠 기준 약 315km이며, 국내 가격은 세제혜택 적용 후 약 2,800만~3,500만 원대에 형성돼 있다.
결국 출고 대란의 본질은 수요 부족이 아니라 생산능력과 물량 배분이라는 두 개의 병목이다. 이를 해소하는 유일한 방법은 현재 1교대로 운영 중인 광주공장을 2교대 체제로 전환해 생산능력 자체를 키우는 것이다.
‘2교대 전환’의 딜레마…7만5천 대 vs 6만 대의 간극
GGM은 2025년 캐스퍼 누적 생산 20만 대를 돌파한 데 이어, 2027년 누적 35만 대 달성 후 ‘시즌2’를 본격 가동한다는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시즌2의 핵심은 2교대 전환을 통한 연간 10만 대 생산이며, 이후 추가 위탁 차종을 확보해 연간 20만 대 체제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현실 여건은 만만치 않다. 2교대 체제를 안정적으로 가동하려면 고객사인 현대차로부터 연간 최소 7만5,000대 이상의 위탁 물량을 담보받아야 한다는 것이 GGM의 내부 기준이다.
문제는 2027년 GGM의 예상 생산 물량이 약 6만 대 선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2교대 기준인 7만5,000대에 1만5,000대 이상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현대차와 GGM은 11월 중 내년도 위탁생산 물량을 최종 협의할 예정이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와 자동차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물량을 대폭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 TF 구성…지역 역량 결집이 관건

광주시는 이번 노사합의를 계기로 현대차·GGM·노조가 참여하는 ‘GGM 상생발전 및 미래전략 TF’를 구성해 생산물량 확보, 후속 차종 배정, 2교대 전환을 함께 논의하기로 했다. 노동자 주거 안정을 위한 LH 매입임대주택과 빛그린산단 공공임대주택 공급도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GGM이 생산성 확대와 미래 차종 확보라는 실질적인 과제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전남광주시 노사민정협의회를 중심으로 사회적 약속을 재점검하고, 내년도 물량 확보와 추가 위탁 차종 유치에 지역사회의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결국 GGM이 출범 모토인 ‘지속 가능한 지역상생형 완성차 공장’으로 정착하려면, 눈앞의 2교대 전환 협의와 장기적인 신차 및 추가 물량 확보전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211일의 노사갈등이 봉합된 지금, GGM 앞에는 ‘2교대’와 ‘후속모델’이라는 더 큰 두 개의 산이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