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유럽 하이브리드 시장 초비상… 30년 맹주 일본차마저 꺾어버린 ‘뜻밖의 복병’

이콘밍글 조회수  

중국 자동차 미국 판매 허용

게티이미지뱅크
중국 자동차 미국 판매 허용
게티이미지뱅크

중국 자동차 브랜드가 2026년 3분기 유럽 신차 등록 시장에서 점유율 12.7%를 기록하며 일본 브랜드(11.9%)를 분기 기준으로 처음 앞질렀다.

시장조사업체 데이터포스(Dataforce) 자료를 인용한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7~9월 유럽 내 중국 자동차 신규 등록 대수는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약 두 배로 늘었다. 불과 5년 전 유럽 시장 점유율이 1%에 불과했던 중국 자동차가 단기간에 두 자릿수 점유율로 도약한 것이다.

하이브리드가 이끈 폭발적 성장

이번 추월의 핵심 동력은 순수전기차(BEV)가 아닌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였다. 2026년 9월 기준 유럽 시장에서 중국 하이브리드 차량의 점유율은 약 32%에 달했고, 순수전기차는 16.8%를 기록했다. 9월 한 달간 중국 브랜드의 유럽 점유율은 14.5%로 역대 월간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8월(11.7%)과 비교해도 한 달 만에 약 2.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중국 업체들이 하이브리드 전략으로 이동한 배경에는 유럽연합(EU)의 무역 규제가 작용했다. EU는 2024년 10월 중국산 순수전기차에 대해 기본 관세 10%에 더해 제조사별 추가 상계관세를 부과했다. BYD에는 17.0%(합산 약 27%), Geely에는 18.8%(합산 약 28.8%), SAIC에는 35.3%(합산 약 45.3%)가 적용됐다.

이 조치로 중국산 BEV의 가격 경쟁력이 일부 약화되자, 추가 관세를 적용받지 않던 하이브리드와 PHEV로 수출 전략을 전환하는 움직임이 가속화됐다.

영국 시장이 유럽 진출의 교두보

중국자동차 유럽 점유율
재쿠 7 / 재쿠

유럽에서 중국 자동차가 가장 빠르게 자리를 잡은 시장은 영국이다. 체리자동차의 SUV 모델 ‘제쿠 7′(Jaecoo 7)은 올해 3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영국 월간 판매 1위 모델에 올랐다. 체리자동차의 영국 누적 등록 대수는 지난 8월 기준 2만9,129대로, 영국 시장 점유율 2.53%를 확보했다. 진출 1년여 만에 가시적인 판매 기반을 다진 것이다.

영국이 중국 브랜드의 시험대가 된 데는 구조적 이유가 있다. EU의 공동 관세 체계 밖에 있는 영국은 중국 업체가 신차를 빠르게 투입하기 유리한 시장 구조를 갖고 있으며, 이를 통해 유럽 대륙 진출을 위한 브랜드 인지도와 딜러망을 구축하는 발판으로 활용되고 있다.

파리 모터쇼에서 유럽 공략 의지 확인

이달 초 열린 파리 모터쇼에서도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유럽 공략 의지는 두드러졌다. 다수의 중국 업체들이 유럽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소형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을 앞다퉈 선보였다. 충전 인프라 미비와 연료비 부담으로 순수전기차 전환이 예상보다 느린 유럽 소비자들의 수요를 PHEV로 정면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업체들의 경쟁력은 단순한 저가 전략에 그치지 않는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과 대형 디스플레이, 첨단 운전자보조시스템(ADAS), SUV 차체를 결합해 가격 대비 상품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투자은행 제퍼리스는 “중국 업체들이 수입 물량 제한에 대응해 더 높은 가격대의 모델과 현지 생산으로 이동하면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압박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U의 반격…하이브리드에도 수입 쿼터

유럽의 반격도 거세지고 있다. EU와 중국은 이달 중국산 하이브리드 및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수출을 제한하는 기본 합의에 도달했다. 초기 연간 쿼터는 35만 대로, 이르면 오는 12월 1일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쿼터는 2년 차부터 매년 6% 증가하며 4년간 적용된다.

이는 EU가 올해 중국산 하이브리드 수입 규모를 약 80만 대로 전망하는 상황에서 나온 조치로, 시행 시 실제 수입량이 현 전망치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 수 있다. 특히 BYD·SAIC·체리 등 상위 3개사가 2026년 1~8월 EU 내 중국 브랜드 하이브리드 판매의 약 90%를 점유하고 있어, 이들 기업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또한 EU는 보조금과 각종 인센티브를 지급할 때 유럽 현지 생산 차량에 우선 혜택을 주는 ‘메이드 인 유럽’ 규정도 검토 중이다. 이 규정이 도입되면 단순 현지 조립을 넘어 배터리·모터·전자부품까지 현지 조달 요건을 충족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 중국 업체의 유럽 진출 비용은 더욱 상승할 수 있다.

현지 생산으로 규제 우회…효과는 제한적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이미 EU의 규제를 우회하기 위한 현지 생산 확대로 맞대응하고 있다. 체리자동차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현지 기업 에브로(Ebro)와 협력해 차량 생산을 준비 중이다.

BYD는 헝가리 생산공장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립모터(Leapmotor)는 스텔란티스와의 합작을 통해 스페인 사라고사 스텔란티스 공장에서 이미 SUV ‘B10’ 생산을 시작했다. 중국 기술과 유럽 생산, 기존 유통망을 결합한 방식이다. XPeng(샤오펑)도 오스트리아에서 현지 조립을 확대하고 있다.

자동차 컨설팅업체 오토모빌리티의 빌 루소는 “중국산 차량의 유럽 접근이 제한될수록 고객과 가까운 곳에 생산시설을 두는 것이 더 매력적인 전략이 된다”면서도 “현지화에는 상당한 자본이 필요해 규모가 작은 업체는 유럽 사업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1
0
+1
0
+1
0
+1
0
+1
0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