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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전 뽑다가 695만 원 손해” GV80 하이브리드 하루 종일 타도 모자를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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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솔린과 하이브리드의 시작가 차이 695만 원…같은 세율 기준 비교

계기판 840km와 시승 연비를 내 차의 확정 성적으로 보면 안 되는 이유

적게 타는 운전자에게는 연료비보다 정숙성과 사용 편의가 관건

계기판의 840km와 유류비 계산은 다른 이야기

GV80을 살 돈이 있으면 기름값 정도는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는 말은 쉽게 나온다. 정작 계약서를 쓰는 사람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같은 차를 사면서 주유소에 덜 갈 수 있다면 관심이 생기고, 그 대가로 얼마를 더 내야 하는지 보면 다시 계산기를 꺼낸다.

제네시스가 발표한 GV80 가솔린 모델의 시작가는 6,985만 원, 하이브리드는 7,680만 원이다. 모두 개별소비세 5% 기준이다. 차이는 695만 원. 10월 27일 공개된 하이브리드 시승기가 효율과 주행감을 다시 주목하게 했지만, 구매자에게 남는 질문은 숫자 하나다. 이 추가금을 무엇으로 돌려받을 것인가.

조선일보의 27일 시승기에는 840km라는 주행가능거리와 15.4km/L의 연비가 등장한다. 전자는 연료를 채운 시승차 계기판의 예상 거리, 후자는 기자가 약 40km의 서울 시내 구간에서 확인한 값이다. 두 수치 모두 하이브리드의 효율에 관심을 갖게 하지만 매년의 지출을 계산할 기준은 별도로 잡아야 한다.

제네시스 공식 홈페이지에 나온 2WD 복합연비 범위는 가솔린 8.9~9.3km/L, 하이브리드 11.1~12.0km/L다. 각 범위의 가장 높은 값인 9.3km/L와 12.0km/L를 비교 기준으로 삼아 보자. 하이브리드의 12.0km/L는 공식 출시 자료상 19인치 휠·2WD·5인승 조건이다.

연간 1만 5,000km를 달리고 휘발유 가격을 L당 1,800원으로 가정하면, 가솔린의 연료비는 약 290만 원, 하이브리드는 약 225만 원이다. 1년 차이가 약 65.3만 원이다. 이 조건에서 시작가 차이 695만 원을 연료비만으로 메우는 데에는 약 10.6년이 걸린다.

이는 공식 연비에 가상의 주행거리와 유가를 넣은 단순 계산이다. 실제로 선택한 휠과 구동방식, 운행 환경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그래도 추가금의 규모를 감으로만 판단하는 것보다는 쓸모가 있다. 시승기의 인상적인 숫자가 계약서에서는 어느 정도의 돈이 되는지 보이기 때문이다.

많이 타야 유리하다는 말에도 숫자를 붙여 보자

같은 연비와 유가 가정에서 연간 주행거리를 3만km로 늘리면 연료비 차이도 약 131만 원으로 커진다. 추가금을 메우는 기간은 약 5.3년으로 줄어든다. 반대로 1년에 7,500km만 탄다면 절감액은 약 33만 원이다. 많이 타는 사람과 적게 타는 사람에게 하이브리드라는 이름의 경제성이 같을 수 없는 이유다.

이 계산에는 세금과 금융 비용, 정비비, 중고차 가격이 들어 있지 않다. 시작가를 비교한 것이므로 선택 사양을 맞춘 실제 견적 차이도 따로 봐야 한다. 차량 구입비 전체를 정산하는 계산이 아니라 연료비가 추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가늠하는 계산이다.

주말에만 차를 쓰는 사람이 주유소에 덜 간다는 이유 하나로 695만 원을 추가 지출한다면 회수에 긴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몇 년 뒤 차를 바꿀 생각이라면 더 그렇다. 반대로 업무와 가족 이동을 한 차로 해결하며 매년 긴 거리를 달리는 구매자에게는 절약액이 빠르게 쌓인다.

같은 이유로 하이브리드를 샀어도 만족의 근거는 달라질 수 있다. 누구에게는 기름값이 핵심이고, 누구에게는 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 두 이유를 섞어 놓으면 결국 모든 하이브리드가 언젠가 무조건 본전을 뽑는 것처럼 들린다.

정숙성과 스테이 모드에는 얼마를 낼 것인가

GV80 하이브리드를 연료비 절약 장치 하나로만 보면 설명이 부족하다. 제네시스는 저속에서 모터 구동을 적극 활용하고, 정차 중 배터리로 공조와 편의 기능을 이용하는 스테이 모드 등을 적용했다. 효율 개선과 함께 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을 바꾸려는 구성이다.

차를 자주 몰지 않더라도 조용하게 출발하는 감각이나 정차 중 편의 기능을 높이 평가하는 구매자는 있을 수 있다. 그 만족을 위해 추가금을 내겠다는 선택은 성립한다. 좋은 시트나 오디오에 돈을 쓰듯 원하는 사용감에 값을 치르는 것이다.

반대로 이런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하고 연간 주행거리도 짧다면 가솔린을 고르는 데 인색할 이유가 없다. 하이브리드가 새로 나왔다고 기존 동력원에 맞는 사용자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번 비교의 결론은 연비가 좋다는 말보다 구체적이다. 위 가정에서 연 1만 5,000km를 타면 기름값 차이는 약 65만 원이다. 기름값을 아끼는 것 외에 조용한 출발과 정차 중 편의 기능에도 그만한 값을 낼 수 있는지가 남은 판단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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