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옵티머스’도 넘본다… 580억 투입, 국산차 공장 미래가 달렸다
이콘밍글 조회수


국내 양대 자동차 생산 거점인 전남광주와 울산이 자동차 제조공정에 인공지능(AI)과 휴머노이드 로봇을 도입하는 대형 공동사업의 추진에 나섰다.
두 도시가 각각 290억 원씩, 총 580억 원을 투입해 2027년부터 2031년까지 5년간 추진하는 이 프로젝트는, 국내에서 휴머노이드를 자동차 조립·물류 공정에 체계적으로 도입한 사례가 아직 초기 단계인 가운데 추진되는 사업이다. 두 도시는 지난 7일 울산에서 ‘자동차산업 분야 제조업 인공지능 전환(M.AX) 협력협의회’를 열고 사업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총 580억, 국비·지방비 절반씩…5년 로드맵의 구체적 청사진
사업의 공식 명칭은 ‘자동차산업 분야 제조업 인공지능 전환(M.AX) 협력사업’이다. 광주·울산 각 도시가 290억 원을 분담하며, 재원은 국비 150억 원과 지방비 140억 원으로 구성된다. 전체 기준으로는 국비 300억 원, 지방비 280억 원이 투입되는 구조다.
2027년 첫해에는 양 도시에 각각 45억 원씩, 합계 90억 원이 우선 집행될 예정이며, 해당 예산은 이미 정부 예산안에 반영됐다. 핵심 인프라로는 ▲자동차 의장공정 휴머노이드 실증센터 ▲제조용 휴머노이드 양성 플랫폼 ▲내구·신뢰성 실증 인프라 ▲제조기업 AI 전환 지원 프로그램 등 네 개 축이 편성됐다.
실증은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방식을 선행한다. 실제 생산라인을 가상 환경에 구현한 뒤 휴머노이드와 자율이동로봇(AMR)의 투입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하고, 검증이 완료된 방식을 실제 공정에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구조다. 이는 기술·안전·비용 리스크를 사전에 최소화하기 위한 설계로, 테슬라조차 2025년까지 공장 내부용 Optimus 5,000대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수백 대 수준에서 마감한 현실에서 얻은 교훈을 반영한 것이다.

테슬라 ‘Optimus’와의 비교…글로벌 트렌드와 맞닿은 사업 타이밍
테슬라는 Optimus를 ‘위험하고 반복적인 공장 작업을 대신하는 이족 보행 휴머노이드’로 정의하고, 프리몬트·오스틴 공장에서 배터리 모듈 핸들링과 부품 조립 보조 등에 단계적으로 투입 중이다. 글로벌 증권가에서는 올해 하반기 ‘Optimus Academy’를 통한 초기 배치·데이터 수집에 이어 자체 공장 내부 배치가 확대되고, 외부 고객 대상 상용 판매는 2027년 하반기 이후부터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광주·울산 M.AX 사업의 착수 시점인 2027년은 이러한 휴머노이드 상용화 전망 시점과 시기적으로 맞물린다.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이 ‘실험실’에서 ‘실제 공장’으로 이행하는 변곡점에, 국내 양대 자동차 도시가 독자적인 실증 기반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타이밍이다.
노동시장 재편 우려 vs. 신직종 창출…풀어야 할 과제
두 도시는 ‘휴머노이드가 노동자를 대체하는’ 방식이 아니라, 인간과 로봇이 역할을 분담하는 ‘협업형 제조 환경’ 구축을 목표로 내세운다. 고위험·고강도·고반복 작업은 로봇이 맡고, 작업자는 공정 관리·품질 감독·설비 유지보수 등 고숙련 직무로 이동하는 방향이다. 실증센터와 교육 플랫폼은 휴머노이드·AMR 운용 엔지니어, AI 공정 설계자 등 새로운 직종 수요를 만들어낼 기반이 된다.
그러나 리스크도 명확하다. 총 580억 원 규모의 장기 프로젝트는 국회 예산 심의, 정권 교체, 경기 변동에 따른 축소·지연 가능성을 안고 있다. 이동현 전남광주시 미래차산업과장이 “관련 예산이 국회에서 확정될 수 있도록 울산시와 협력하겠다”고 밝힌 것도, 예산 확정이 아직 넘어야 할 관문임을 시사한다.
광주·울산의 M.AX 사업은 국내 자동차 제조업이 인구 구조와 글로벌 기술 경쟁이라는 두 개의 파고를 동시에 넘으려는 도전이다. 테슬라의 선례가 보여주듯 휴머노이드 도입은 계획보다 더디고, 기술적 난제도 상당하다. 그럼에도 5년의 실증 로드맵과 실질적인 예산 구조를 갖춘 이번 사업은, 한국 자동차 공장의 미래를 가늠할 핵심 척도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