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보너스 8조’의 청구서…완성차 실적 충격, 4분기가 진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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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6월 고점(1,560원대)에서 불과 석 달 만에 1,350원선까지 200원 이상 급락했다. 국내 완성차 업계가 3년 넘게 누려온 ‘환율 호황’의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7일 보고서를 통해 원화 강세에 따른 완성차 업체의 실적 타격이 3분기보다 4분기에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KRX 자동차지수는 올해 3분기 들어 이미 10.2% 급락한 상태다.
3년간 쌓인 ‘환율 이익’ 얼마나 되나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2023년 1분기부터 2026년 2분기까지 이어진 환율 상승기 동안 현대차는 총 3조7,000억원, 기아는 총 4조3,000억원의 추가 영업이익을 환율 효과로 누렸다. 두 회사를 합산하면 약 8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실제로 현대차의 2026년 2분기 판매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6.9% 줄었지만, 평균 원·달러 환율이 1,502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높아지면서 매출은 오히려 1.9% 증가했다. 판매량 감소를 환율이 상쇄한 구조다.

‘충당금 방패’가 사라지는 4분기
증권가에서는 3분기와 4분기의 실적 구조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본다. 3분기에는 환율 하락으로 달러화 표시 판매보증충당부채의 원화 환산액이 줄어들어 평가이익이 발생하고, 이것이 수출 마진 악화분을 일부 상쇄한다.
유안타증권 김용민 연구원은 “3분기 기말 환율이 전 분기(1,549원) 대비 192원 하락하면 충당금 감소 효과가 나타나지만, 4분기에도 환율이 1,350원에 머문다면 이 방어 효과는 소멸한다”고 설명했다.
다올투자증권은 환율 100원 변동 시 현대차 연간 영업이익이 약 2조2,000억원, 기아는 약 1조3,000억원 증감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현재 환율이 2분기 평균(1,502원) 대비 약 150원 낮아진 만큼, 단순 계산으로도 연간 기준 수조원의 이익 감소 압력이 구조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환율 악재의 방어막 될까
시장에서는 환율 외에 완성차 업종의 추가 리스크로 전기차 경쟁 격화에 따른 인센티브 증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을 꼽는다. 환율 마진이 줄어든 상황에서 판매 할인까지 확대될 경우 차량당 수익성이 이중으로 압박받는 구조라는 것이다.
유안타증권은 업종 주가의 반등 계기로 보스턴 다이내믹스(BD) 지분 가치 재평가, 글로벌 점유율 확대, 환율 급반등 가능성 세 가지를 제시했다. BD의 추정 기업가치는 최근 추가 출자를 역산해 약 45조원 수준으로 평가되며, 로봇 상용화가 본격화될 경우 완성차 그룹 전체의 밸류에이션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돼 있다.
김 연구원은 “그동안 누려온 환율 효과가 컸던 만큼 향후 실적 눈높이 조정은 불가피하다”며 “BD 사업 전개 지연과 지속적인 환율 하락은 핵심 하락 리스크”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