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쇳물부터 로켓까지’…정의선, 루이지애나 제철소서 꺼낸 ‘빅 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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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루이지애나 허허벌판에 58억달러짜리 용광로가 첫 삽을 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기공식 직후 기자들 앞에서 이 제철소에서 나올 철강의 쓰임새로 휴머노이드 로봇과 우주 로켓을 꺼내 들었다.
정 회장은 4일(현지시각) 미국 루이지애나주 도널슨빌에서 열린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HPLS)’ 기공식 이후 “여기서 생산되는 철강이 아틀라스에 적용돼야 한다”며 “스페이스X 로켓에도 공급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자동차 강판 공급에서 출발해 로봇·우주산업까지 뻗는 ‘K-저탄소 철강’의 청사진이 루이지애나 현장에서 공개된 것이다.
58억달러·270만톤…’미국 최초’ 타이틀의 무게
HPLS는 현대제철(50%)·포스코(20%)·현대차(15%)·기아(15%)가 참여하는 합작법인이다. 총 투자비 58억달러(약 8조원)를 투입해 연간 270만톤의 철강을 생산하며, 이 가운데 자동차 강판이 180만톤을 차지한다.
부지 면적만 약 737만㎡(223만평)로, 서울 여의도의 2.5배에 달한다. 현재 계획상 올해 4분기 본격 착공에 들어가 2028년 4분기 시운전, 2029년 1분기 상업 생산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미국 최초 전기로 기반 자동차 강판 전문 제철소’라는 타이틀이다. 기존 미국 자동차 강판 공급은 고로(용광로) 중심이었다. HPLS는 전기로(EAF)에 직접환원철(DRI)을 병용하는 방식으로 탄소 배출을 기존 대비 약 70% 줄이는 공정을 도입한다.

‘쇳물→차→로봇→로켓’…현대차그룹의 밸류체인 실험
HPLS는 현대차그룹이 추진 중인 26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전기차·배터리 공장에 이어 제철소까지 미국 현지에 구축함으로써 ‘쇳물부터 완성차까지’ 수직계열화를 완성한다.
정 회장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아틀라스와 우주산업을 언급했다. 아틀라스는 현대차그룹이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정 회장은 HPLS 저탄소강을 로봇 구조물·부품 소재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공개했다. 다만 실제 적용 시점이나 구체적인 부품 범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선을 그었다.
아틀라스 경쟁력 강화를 위한 내부 조직 개편도 진행 중이라고 정 회장은 설명했다. 그는 “액추에이터·그리퍼 부문에서도 경쟁사에 뒤지지 않도록 조직을 다지고 있다”고 밝혔다.
로봇·로켓으로의 소재 확장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신중한 시각을 유지한다. 로켓 구조체용 강재는 극저온·고충격 환경의 피로 수명 인증 등 별도의 기술 개발과 고객사 인증 절차가 필요하다. 정의선 회장도 “도전해서 성공하면 또 다른 데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 단계가 구상 수준임을 인정한 만큼, 시장에서는 이를 중·장기 비전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