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리스크 대비”… 韓 車업계, TF 꾸리며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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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내 5개 완성차 업체가 속한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22일 미국 대선과 관련한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승리하면 전기차에 혜택을 주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폐지하겠다는 등 자동차 산업 정책에서 불확실성이 커지자 급히 조직을 꾸린 것이다. KAMA는 해당 TF를 통해 미국 현지 동향을 파악하고, 업계 의견을 종합할 예정이다.

#2. 포스코그룹 산하 싱크탱크인 포스코경영연구원은 25일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철강과 2차전지 소재 산업 영향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그룹에 전달할 계획이다. 미국 대선 시나리오에 맞춰 그룹 핵심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내용이 담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그룹은 조만간 이를 분석한 뒤 내부 대응 전략 수립에 나설 계획이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국내 산업계가 대응 전략 마련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산업 정책에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재집권에 성공한다면 정책 기조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돼 있다.

트럼프 후보는 미국 본토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편하는 ‘온쇼어링’을 더욱 강조한다. 반면 친환경 산업 육성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가장 긴장하고 있는 것은 자동차 업계다. 트럼프 후보 공언대로 IRA를 폐지하면 전기차 판매와 관련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올 10월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었던 현대자동차그룹 입장에서는 민감한 이슈다.

또 한국이 자동차 산업에서 막대한 대(對)미국 무역 흑자를 내는 것을 근거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에서 완성차는 62.4%, 자동차 부품은 13.8%를 차지한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의 글로벌정책실(GPO) 임직원들은 8일 트럼프 후보 측근인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 부소장과 본사에서 만났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미국 대선 전망과 글로벌 통상 환경에 대한 의견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IRA 혜택을 노리고 미국에 생산시설을 크게 늘려온 2차전지 업체들도 미국 대선 판세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내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미시간주에 짓던 3공장 건설을 최근 일시 중단했다”며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 영향이 크지만 격변하는 미국 대선 상황을 일단 지켜보며 전략을 짜겠단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 설비 투자를 늘려 보조금 혜택을 받아온 반도체 업체들도 트럼프 후보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후보가 바이든 정부의 반도체지원법(칩스법)을 손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자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이와 관련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9일 “보조금을 안 준다면 (투자 전략을) 완전히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내 주요 철강사들은 전현직 미국 정부 인사를 영입하기 위해 열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US스틸 인수를 노리는 일본제철은 최근 트럼프 후보의 대통령 시절 국무장관을 지낸 마이크 폼페이오 전 장관을 고문으로 영입하는 등 글로벌 철강사들의 ‘모시기 경쟁’이 치열하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미국 산업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이 와중에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부분을 찾아 극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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